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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벵골호랑이와 눈 마주쳤을 때의 희열 나누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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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작 '라이프 오브 파이' 제작진 인터뷰
한국 초연, 오는 12월2일 GS아트센터 개막

"무대 위 리처드 파커(벵골 호랑이의 이름)와 눈이 마주쳤을 때, 살아있는 생명체를 목격한듯 했다. 그 순간의 환희와 충격, 희열을 한국 관객들과 꼭 나누고 싶었다."


화제작 '라이프 오브 파이'의 프로듀서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는 26일 GS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작진 인터뷰에서 라이프 오브 파이의 한국 공연을 결심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소설과 영화로 잘 알려진 라이프 오브 파이는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조난된 인도 소년 파이와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가 227일간 뗏목을 타고 표류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이 쓴 원작 소설 '파이 이야기'는 2002년 영국 맨부커상 수상작이며, 세계적 거장 이안 감독은 '파이 이야기'를 원작으로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를 제작해 201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무대 위 벵골호랑이와 눈 마주쳤을 때의 희열 나누고 싶었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제작진, 케이트 로우셀 퍼펫 디렉터, 리 토니 연출,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가 26일 GS아트센터에서 열린 공동 인터뷰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에스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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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에 표류한 인도 소년·벵골호랑이 우정 그려

소설과 영화로 성공한 '라이프 오브 파이'는 무대화돼 2019년 영국 쉐필드에서 초연했고, 2021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2023년에는 뉴욕 브로드웨이에서도 개막해 흥행했다.


원작 소설과 영화의 팬이었던 신동원 대표는 2021년 웨스트엔드 공연을 보러 가면서도 반신반의했다. 무대 위에서 벵골 호랑이의 거대한 움직임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실제 무대에서 퍼펫(인형)으로 구현된 리처드 파커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신 대표는 "배우의 연기와 퍼펫, 영상과 음향 등 라이프 오브 파이가 보여주는 모든 무대예술이 신비로웠다"고 말했다.


무대화된 라이프 오브 파이는 2022년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5개 부문 최다 수상을 기록하고, 2023년 미국 토니상 시상식에서 연극 부문 조명·음향·무대디자인 3개 부문을 수상했다. 토니상에서 연극 부문을 수상했지만 신 대표는 연극으로만 규정하기는 어려운 새로운 장르라고 강조했다.


그는 "라이프 오브 파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뮤지컬이나 연극 등 기존의 정형화된 틀 안에 담기 어려운 작품이라고 생각해 '라이브 온 스테이지(Live on Stage)'라는 새로운 장르로 명명했다"며 "관객들이 공연장에서 직접 경험하면 그 의미를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작소설 '맨부커상'·영화는 '오스카 감독상'·공연으로 토니상 3관왕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의 움직임은 세 명의 퍼펫티어(인형술사)가 일치된 호흡으로 구현한다. 리처드 파커 퍼펫 옆에 붙어선 퍼펫티어가 리처드 파커의 머리와 시선의 움직임을 담당하고, 다른 두 명의 퍼펫티어는 실제 호랑이 골격과 똑같이 만들어진 퍼펫을 뒤집어쓰고 한 명은 앞다리, 다른 한 명은 뒷다리와 꼬리의 움직임을 담당한다. 케이트 로우셀 퍼펫 디렉터는 앞다리를 맡은 퍼펫티어가 리처드 파커의 심장과 호흡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케이트 디렉터는 호랑이의 움직임을 구현해야 하는 세 퍼펫티어에게는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든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퍼펫티어들은 굉장히 긴 시간 동안 이상한 자세를 유지해야 하고, 평상시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도 사용해야 한다. 보통의 헬스장에서는 그런 근육을 키울 수 없기 때문에 별도의 운동도 해야 한다. 이 공연을 위한 최상의 근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퍼펫을 매일 최대한 자주 반복 연습하는 방법밖에 없다.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들기 때문에 최대한 반복 연습을 할 수 밖에 없다."


케이트 디렉터는 또 "세 명의 퍼펫티어들이 한 퍼펫 안에 들어가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서로의 호흡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그 호흡을 맞추는 데에도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리 토니 연출은 "관객들은 어느 순간 퍼펫들을 실제(호랑이)라고 믿기 시작하고,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퍼펫티어 배우들이 더 이상 눈에 보이지 않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사실적인 벵골호랑이 움직임의 구현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퍼펫티어 3명이 벵골호랑이 움직임 사실적 구현
"무대 위 벵골호랑이와 눈 마주쳤을 때의 희열 나누고 싶었다" 퍼펫티어들이 26일 GS아트센터에서 열린 '라이프 오브 파이' 제작진 공동 인터뷰 중 벵골호랑이 리처드 파커의 움직임을 시현하고 있다. [사진 제공= 에스앤코]

라이프 오브 파이는 지난해부터 전 세계 주요 도시 투어를 시작했다.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인도, 중국, 대만을 거쳐 오는 12월2일 서울에서 개막한다.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내년 3월2일까지 3개월간 공연 예정이다. 한국어로 공연하는데 라이프 오브 파이가 영어가 아닌 언어로 공연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퍼펫티어들도 한국 배우들을 별도로 선발했다.


신동원 대표는 "이 작품이 갖고 있는 철학적인 메시지들을 한국어로 전달했을 때 관객들이 훨씬 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퍼페티어를 훈련시키는게 굉장히 힘든 과정이지만 한국 배우가 호흡을 맞춰 작품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어쩌면 도전, 역경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러한 제작 과정은 이 작품이 갖고 있는 주제의식과도 맞닿아있다.


리 토니 연출은 라이프 오브 파이는 희망과 끈기 그리고 인내에 관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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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적으로도 힘들지만 감정적으로도 배우들에게 많은 것들이 요구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계속해서 찾아내는 파이의 모습을 그린다. 삶에서 굉장히 중요한 가치다. 그래서 파이를 보면서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다. 우리가 역경을 이길 수 있게 도와주는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때문에 전 세계 어느 나라 관객이든 공감할 수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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