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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대전환]④12兆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 큰 장 선다…분주한 K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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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HVDC로 1070㎞ 연결
첫 사업은 2.8兆 새만금-서화성 선로
해외도 해저·지중 HVDC 사업 활발
기술개발·국산화 수출경쟁력 확보 기회

편집자주전력산업이 자동차, 반도체 이어 우리 산업의 효자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력은 오랫동안 산업 분야에선 '조력자' 역할에만 그쳤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재생에너지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해외에서도 찾는 K산업의 주역이 된 것이다. LS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4사가 확보한 일감만 33조원어치다. 수출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성장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전력 업계의 관심은 선순환 구조를 어떻게 확보하냐에 쏠렸다. 보다 효율적인 송전을 위해 직류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게 핵심과제가 됐다. 전력산업 대전환을 위해 우리 기업들이 당면한 과제를 짚었다.
[전력산업대전환]④12兆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 큰 장 선다…분주한 K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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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일렉트릭은 지난 7월 글로벌 에너지 솔루션 기업인 GE버노바와 초고압직류송전(HVDC)용 변환 설비 국산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LS일렉트릭의 HVDC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GW급 전압형 HVDC 핵심 설비인 변환 밸브를 국산화할 계획이다. LS일렉트릭은 전류형 HVDC에 이어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CTR)의 국산화를 완료한 바 있다.


LS일렉트릭이 전압형 HVDC 설비 국산화에 속도를 내는 것은 새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을 겨냥해서다. 조 단위 규모로 예상되는 국내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레이스가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기후에너지환경부 및 전력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대까지 태양광, 풍력 등 호남권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산업 단지가 몰려 있는 수도권으로 보내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에 약 11조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중 변환 설비 관련 예산은 4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이와 함께 2040년대까지 남해와 동해를 연결하는 U자형 전국 에너지 송전망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는 건국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송전망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20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남 재생에너지, 해저 HVDC 이용 수도권으로

에너지 고속도로는 영호남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해저를 통해 수도권으로 직접 공급하는 송전 인프라를 의미한다. 당초 10차 장기송변전설비계획(~2036년)과 11차 장기송변전설비계획(~2038년)에서 '서해안 HVDC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제시됐던 내용이다. 새 정부는 이를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라는 이름을 붙이고 준공 목표 시기도 앞당겼다.


화력발전, 원전 등 우리나라의 발전소는 영호남에 집중돼 있다. 그동안은 육지의 고압 송전망을 이용해 영호남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 등 수요처로 보냈다. 하지만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내륙 송전망 건설은 계속 지연됐다. 올 초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어 지난 9월부터 시행됐으나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주민 보상 문제로 건설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영호남 지역의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용량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현재 약 40GW인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100GW까지 늘릴 예정인데 대부분 영호남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권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허가를 받은 물량만 2033년까지 48.5GW에 달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를 정부 목표대로 빠르게 보급하기 위해서는 전력망과의 원활한 연계가 필수다. 현재도 계통 포화로 인해 재생에너지 출력 제어가 심각한 상황. 신규 태양광 발전소는 전력망 연계를 위해 1년씩 기다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해저 HVDC를 이용하면 사회적 수용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해저 전력망은 육상에 비해 공사 구간 내 이해 관계자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HVDC는 장거리 전송 시 교류보다도 가격이 저렴하고 설치 면적도 좁다. 태양광, 풍력 등 전력변환장치(인버터) 기반의 재생에너지는 직류로 보내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도 하다. 특히 해저 HVDC 전력망은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와 연계하기도 쉽다.

[전력산업대전환]④12兆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 큰 장 선다…분주한 K전력

전력기기 업체들은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에 앞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총 길이 1070㎞에 4개 선로, 전송 용량은 8GW에 달한다. 이 사업은 1단계 기술개발 및 국산화, 2단계 변환소 및 송전선로 착공, 3단계 해저케이블 포설 등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기기 사업은 1~2단계에서 집중된다. HVDC 변환기, GIS, 변압기 등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4개 선로 중 가장 먼저 첫발을 떼는 사업은 새만금~서화성을 잇는 총 길이 220㎞의 HVDC 사업이다. 당초 2031년까지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새 정부 임기 내인 2030년으로 목표 시기를 앞당겼다. 변환 설비 1조원, 송전 1조2000억원, 변전소 6000억원 등 이 사업에만 2조8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어 신해남~당진화력, 신해남-서인천복합, 새만금~영흥화력발전소를 잇는 사업이 차례로 추진된다.


이미 해외에서도 해저나 지중을 이용한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사업이 활발하다. 2023년 착공한 뉴커넥트(Neuconnect) 프로젝트는 영국과 독일을 잇는 725㎞ 해저 HVDC 사업으로 약 1.4GW 규모의 전력을 양국 간 양방향 송전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약 28억유로(약 4조원)가 투입돼 2028년 완공될 예정이다.


독일의 쥐트링크(SuedLink) 사업은 독일 북부에서 남부까지 약 700㎞ 구간을 지중 케이블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로 2028년까지 약 100억 유로(약 16조원)를 투입한다.


2022년 덴마크·독일·네덜란드·벨기에 4개국은 2030년까지 북해에 6GW 규모의 해상풍력을 공동으로 설치하고 역내 전력망을 연계하는 '북해 해상풍력 허브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각국의 풍력 발전단지를 HVDC 망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LS전선 컨소시엄이 북해 풍력발전을 독일 본토로 연결하는 4건의 HVDC 사업을 수주해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국내 기술 실증 확대·멀티 벤더 전략 도입해야"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은 내수 기반 생산라인을 확보해 수출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HVDC 기술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2027년까지 GW급 밸브·제어기, 500kV급 변환용 변압기 등 핵심 설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에너지 고속도로 성공을 위해 국내 기술의 실증 확대와 멀티벤더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달 초 대한전기협회가 전남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주최한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위한 현안과 향후 과제' 정책 포럼에서 백승택 LS일렉트릭 에너지DX 사업부장은 "규제 샌드박스 적용이나 실증 전용 선로 인허가를 간소화해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HVDC 변환기, 제어기 등의 안정성을 입증하고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유럽의 사례처럼 멀티 벤더 기반 HVDC 설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용어설명

·밸브·제어기= 밸브는 고전압의 교류 전력을 직류로 바꾸거나 직류를 다시 교류로 바꾸어 전력망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밸브는 사이리스터, IGBT 등 전력 반도체 소자가 직렬로 쌓여 있는 구조다. 제어기는 밸브의 작동을 지시하고 전체 시스템의 운전을 감시 및 관리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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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VDC 변환용 변압기= 교류와 직류 변환용 밸브가 잘 작동하도록 적정한 전압을 제공해주는 설비. AC 전력망과 밸브 사이를 절연(Isolation)하고 전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AC(교류)↔DC(직류) 변환 과정에서 생기는 고조파(Harmonics)라는 원치 않는 주파수를 저감하는 기능도 겸한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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