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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중동전쟁에 전세계 폭약 부족…인플레 더 심해지나[시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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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민수용 TNT 폭약 부족 심화
희토류 채굴·토목공사 비용 증가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 폭약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전쟁 지역으로 군용 폭약이 집중되면서 민간 산업용 폭약까지 심각한 부족 현상을 겪고 있으며,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새로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세계적 폭약 부족…우크라戰서만 3억발 소모
우크라·중동전쟁에 전세계 폭약 부족…인플레 더 심해지나[시사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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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이후 약 30년간 평화 시기가 이어지면서 많은 국가들이 무기 생산을 축소했고, 폭약 생산 역시 크게 줄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 가까이 지속되고 중동 분쟁까지 겹치면서 폭약 수요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문제는 단순히 군사용 폭약만이 아니라 광산 채굴, 건설 현장 등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폭약까지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하루 평균 양측 군대가 7만발의 포탄을 발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약 4년간 포탄, 미사일, 폭발 구조물, 총탄 등을 모두 합치면 3억발 이상이 사용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비축해온 폭탄의 80% 이상을 소진한 수준이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유사시를 대비해 비축해둔 폭탄과 화약이 크게 부족한 상황에 직면했다. 미군은 군용 TNT 폭약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자 40년 만에 국내 생산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흑색 화약부터 니트로셀룰로오스 등 다양한 폭약 재료의 70% 이상을 중국과 러시아에서 생산해왔는데, 현재는 이들 국가로부터의 수입이 사실상 막힌 상태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대러 제재가 시작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4년 동안 폭약 수요 대부분을 폴란드에서 충당해왔다. 폴란드는 유럽연합과 미국의 주문을 받아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로 폭약을 공급했지만, 폴란드의 생산 능력도 한계에 도달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과 관세 갈등이 심화되고,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전자기기 제품의 주요 재료인 희토류 광산 확보전이 치열해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호주와 중남미, 동남아시아 지역의 희토류 광산업이 활발해지면서 광산 채굴에 필요한 민수용 폭약 수요도 크게 늘어났다. 민수용 TNT 폭약 가격은 2000년대 초반 파운드당 50센트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20달러로 무려 40배나 올랐다.


폭약은 재건축 시 건물 폭파, 터널과 교량 건설 등 건설 부문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폭약 가격 폭등은 전체 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전세계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새로운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드론·무인 로봇 첨단전 시대지만…재래식 포탄 사용량 급증
우크라·중동전쟁에 전세계 폭약 부족…인플레 더 심해지나[시사쇼]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전쟁 관련 보도에서는 드론 공격이나 AI를 활용한 첨단 무기가 주로 다뤄지지만, 실제 전장에서는 재래식 무기 사용 빈도가 예전보다 훨씬 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무기는 155mm 대포였다. 이번 전쟁들이 주로 도시 지역을 봉쇄하는 전투 형태로 진행되면서 가장 큰 적은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 됐기 때문이다.


방어 작전을 펼치는 병사들이 건물과 엄폐물에 숨어 시가전을 벌이다 보니, 공격 측은 반드시 이들 건물을 파괴하고 전진해야 한다. 문제는 현대의 아파트나 빌딩 같은 철근 콘크리트 건물들이 군용 콘크리트 요새만큼 단단하다는 점이다. 드론이나 무인 로봇의 파괴력으로는 전혀 파괴되지 않으며, 심지어 탄도 미사일을 정면에서 몇 발 맞아도 무너지지 않는다. 결국 재래식 대포로 연속 공격을 가해 무너뜨리는 수밖에 없다.


전쟁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1차 세계대전처럼 하루 2km 이상 전진하지 못하는 참호전 양상을 띠게 됐다. 군인이나 탱크가 밖으로 나가면 즉시 드론의 표적이 되어 사망 위험이 크기 때문에, 대포로 먼저 적의 기지를 완전히 제압한 다음에야 지상군이 움직일 수 있다. 포병에 대한 의존도가 극도로 높아진 것이다.


반면 냉전 종식 이후 30년 동안 포탄 생산과 화약 생산은 계속 축소돼왔다. 유럽이나 미국의 방산업체들은 자국에서 거의 생산하지 않고 중국이나 러시아 등 제3국에 의존해왔다. 폭약 생산을 줄이고 탄약 비축량을 감축한 상황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심각한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러시아도 폭약 부족 현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러시아는 폭약 생산량을 대폭 늘렸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러시아는 원래 비료와 화약의 주원료인 질산암모늄을 대량 생산하던 국가였기 때문에, 비료 수출길이 막히자 이를 전부 군용 생산으로 전환했다. 포탄 생산량을 연간 100만 발에서 400만 발로 4배 이상 늘렸으며, 이는 미국과 유럽의 전체 생산량을 합친 것의 2배가 넘는 수치다.


그러나 이 정도 생산량으로도 고성능 폭탄이나 미사일 생산에 필요한 고품질 폭약을 만들기에는 부족하다. 러시아는 냉전 시기에 사용하던 재래식 폭탄 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품질이 떨어지는 편이다.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이 보유하던 재래식 포탄을 대량으로 수입해 사용하고 있지만, 불발탄이 많아 러시아 내부에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전선 지역에서 러시아군은 하루 6만~7만 발 이상을 사용하고, 우크라이나군은 그 10분의 1 정도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전선에 공급할 물량만 겨우 맞추고 있으며 비축할 여력이 없어 북한으로부터의 수입을 계속 늘리고 있다.

K-방산 수출기회 열렸지만…중장기적으론 악재
우크라·중동전쟁에 전세계 폭약 부족…인플레 더 심해지나[시사쇼]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서 열린 미 육군협회 박람회에 출품한 한화 K9A1 자주포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방산 수출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포탄의 빈 공간을 한국산 포탄으로 채우는 방식으로 수출이 이뤄졌으며, 미국과 유럽 지역으로의 포탄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미국의 공급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튀르키예에도 비축 폭탄과 폭약 수출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산업계는 두 전쟁이 계속되면 한동안 특수를 누릴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전쟁이 너무 장기화되면 한국에도 계속 호재가 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군용 폭약 부족이 심해지면 민수용 폭약은 시장에서 더욱 구하기 힘들어지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 간의 군비 경쟁이 심화되면서 각국이 포탄을 더 비축하려 하고 재료 수출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수출 제한이 강화되면 한국도 포탄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를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도 부담 요인이다. 광물 자원 채굴, 신도시 건설, 도로와 터널 등 주요 토목 건설 사업에서 폭약이 매우 중요한데, 폭약 부족 사태가 심화되면 전자기기 가격이나 집값까지 영향을 받아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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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앞으로의 전쟁 상황과 휴전 노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두 전쟁이 내년에도 계속 이어진다면 폭약 공급 부족이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중장기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쟁은 당사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경제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으며, 한국 방산의 호황 이면에도 잠재적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중동전쟁에 전세계 폭약 부족…인플레 더 심해지나[시사쇼]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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