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12살 딸과 어머니, 일본 갔다가 딸 놔두고 엄마 사라져
딸, 불법마사지업소서 강제노동 시달리다 日 당국에 신고
엄마, 대만서 구금된 상태…태국 경찰 "일본 이송 우선 고려"
소녀 할머니 "무사 귀국 바라…손녀 성매매 강요 사실 몰라"
12세 딸과 일본을 찾았다가 딸을 불법마사지숍에 남기고 사라진 태국 엄마의 근황이 알려졌다. 이 여성은 대만에서 성매매 혐의를 받아 구금된 상태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일본 교도통신과 TV아사히 등에 따르면 태국 국적의 소녀가 도쿄 도내의 불법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도록 강요받았던 사건과 관련해, 태국 경찰은 대만에서 구금 중인 소녀의 어머니를 일본에 이송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녀의 어머니는 불법 마사지 업소 운영자에게 딸을 넘긴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일본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TV아사히는 "어머니는 현재 별도의 매춘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대만에서 신병이 확보돼 있다"고 전했다.
태국 경찰 역시 이 사건을 인신매매 사건으로 보고 어머니를 조사 중이지만, 태국 경찰청장은 18일 "만약 어머니가 대만에서 일본으로 이송되지 않을 경우, 태국으로 송환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에 있는 12세 소녀에 대해서도 앞으로 본국(태국) 송환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국적의 모녀는 지난 6월 하순, 15일간의 단기 체류 자격으로 일본에 입국했다. 소녀는 일본을 처음 방문했고, 일본어를 하지 못했다. 7월 중순 어머니가 출국하면서 홀로 남겨졌고, 불법마사지업소 측이 마련한 방에서 숙식하며 일하도록 강요받았다. 식비 명목으로 소액의 돈만 받았다고 한다. 입국 약 3개월 뒤인 9월 중순, 소녀는 도쿄출입국재류관리국을 찾아가 "일을 강요받고 있다"고 상담하면서 사건이 드러났다. 도쿄경시청은 이번 사건을 잠재적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 사례로 보고, 업소 경영자를 노동기준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51세의 남성 용의자는 만 15세 미만 아동을 노동자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업소는 '마사지 전문점'을 표방했지만, 일부 고객에게는 부적절한 서비스가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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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할머니는 지난 11일 일본 공영방송 NHK와의 인터뷰에서 손녀가 가능한 한 빨리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NHK는 소녀가 자란 태국 북부의 한 마을을 방문해 그녀가 일본으로 떠나기 전까지 함께 살았던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소녀의 어머니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방콕과 해외로 일하러 갔다고 말했다. 그녀는 "딸은 16살 때 건설업계에서 일하기 시작했다.17살이나 18살 때 친구들이 마사지 사업에서 일하자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손녀가 일본에서 성매매를 강요당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할머니는 손녀를 태국으로 데려갈 비행기표를 살 돈이 없어 일본에 두고 왔다고 말했다. 돈이 생기는 대로 다시 데려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태국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현지 언론은 브로커들의 조직적인 개입 가능성을 보도하기도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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