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서 독일인 관광객 4명 사망
법의학원 "호텔 방역약 가능성일수도"
같은 호텔서 외국인도 이상 증세
튀르키예에서 독일인 관광객이 4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튀르키예 국립법의학원이 "호텔 내 환경에서 비롯된 화학물질 중독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1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IHA 통신에 따르면 법의학원은 보고서에서 "어머니와 두 자녀는 숙소 환경에서 기인한 화학물질 중독이 우선적으로 의심되며, 식중독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독일인 부부와 자녀 2명은 지난 9일 관광 목적으로 이스탄불에 입국했다가 13일 식중독 증세를 호소한 후 잇따라 사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족은 13일 이스탄불 지역 호텔에서 구토와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두 아이는 당일 숨졌다. 어머니는 이후 치료 중 사망했다.
가족은 10~11일 외부에서 미드예 돌바(홍합밥), 코코레치(튀르키예식 곱창), 로쿰(전통과자) 등 여러 음식을 섭취했으며, 12일 새벽부터 구토와 메스꺼움 등 증상을 보였다. 병원에서 초기 치료를 받은 뒤 숙소로 돌아갔지만 13일 새벽 상태가 악화돼 다시 병원으로 이송됐다.
보고서는 가족이 머물던 객실(201호) 바로 아래층(101호)에서 11일 해충·벌레 방제 작업이 이뤄졌으며, 201호는 환기 시스템이 없는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같은 호텔에서 15일 외국인 2명도 비슷한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은 사실도 포함됐다.
검찰은 호텔 방역 시 사용된 약제와 포장 용기, 부모의 혈액·위 내용물, 외국인 두 명의 혈액 시료 등을 법의학원에 보내 정밀 감정에 착수했다.
부검 결과, 두 아이에게 사망을 일으킬 만한 외상은 없었으며, 위벽 일부 출혈과 발적 외에는 특이 소견이 없었다. 어머니 역시 위벽 미세 궤양과 출혈 외에는 별다른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법의학원은 사건 경위, 초기 증상, 추가 환자 발생 등을 종합할 때 호텔 내 환경 요인(화학물질 노출)이 가장 유력하다고 판단했다. 향후 병리·독성 분석을 통해 최종 사인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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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방역에 사용된 화학물질은 검찰이 회수 중이며, 분석은 법의학원 화학전문부서에서 진행된다. 최종 결과 보고서는 이달 28일 검찰에 제출될 예정이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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