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본 여행 자제령' 이후
항공권 49만장 취소돼
취소율 80%대 치솟기도
중·일 간 외교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항공사들의 일본행 항공권 취소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한 이후 항공권 취소 건수는 49만건 육박했고, 일부 날짜는 취소율이 80%를 웃돌았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항공사들이 지난 15일 이후 3일간 일본행 항공권 약 49만1000장을 취소했으며, 이는 인기 노선 전체 예약의 약 32%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항공 분석가 리한밍은 중국 항공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 16일 항공편의 82.14%, 17일 항공편의 75.6%가 취소되면서 취소율이 급격히 치솟았다고 SCMP에 밝혔다. 리한밍은 "16일 항공권 취소 건수는 신규 예약의 27배에 달했다"며 "안전 우려가 여행 결정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대규모 취소 사태는 2020년 코로나19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춘제 연휴 말기 코로나19가 번지며 중국의 항공 수요가 급감했는데, 세계경제포럼(WEF) 분석에 따르면 2020년 2월17일 기준 국제선 운항량은 전년 대비 7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일 관계가 급격히 경색된 건 지난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해협에서 유사시 일본 자위대를 투입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다. 이에 중국 정부는 14일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했고 이후 중국 항공사들은 일본행 항공편에 대해 전액 환불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중국 3대 국영 항공사(에어차이나·남방항공·동방항공)를 포함한 주요 항공사 7곳은 12월31일까지 예약한 일본행 항공권의 무료 환불 및 변경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싱가포르 기반 여행 분석업체 차이나트레이딩데스크에 따르면 향후 몇 주간 일본 출발 항공편 예약은 30% 이상 감소했으며, 특히 내년 1월 이전 일정에서 감소폭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리한밍은 특히 중국 상하이~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일본 오사카 노선이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전체 취소 항공권의 70%가 왕복권이었으며, 환불로 인한 피해액은 수십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영국 항공 정보업체 OAG의 수석 분석가 존 그랜트는 "중·일 항공 시장은 중국 항공사들이 절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이번 사태의 피해도 중국 측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 주간 노선 공급량 축소 등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일본 측이 중국의 분위기를 진정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단기적 이슈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 뜨는 뉴스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은 약 749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일본국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인의 일본 방문은 670만명 이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60만명에서 46% 증가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