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급 10개 대학' 아닌
서로 다른 분야서 '세계적 대학' 돼야"
"미국 최고의 혁신대학으로 꼽히는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ASU)가 '하버다이제이션(Harvardization·하버드 모방)'을 경계했듯, '서울대 10개 만들기'도 각 대학의 특성을 살려 발전시켜야 한다."(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교무처장)
"MIT,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싱가포르 난양공대, 핀란드 알토대 등 세계적 대학들은 모방이 아닌 각자의 고유한 생태계 속에서 성장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목표는 '서울대급'이 아닌, '서로 다른 세계적 대학 10개 배출'이어야 한다."(박재민 건국대 교수, 한국 기술지주회사협회 부회장)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가 균형성장을 위한 지속가능한 대학 생태계 구축'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참여자들은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단순히 '서울대 모방'이 아니라, 각기 다른 강점을 가진 세계적 대학 양성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오주연 기자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 균형성장을 위한 지속가능한 대학 생태계 구축' 국회 토론회에서 참여자들은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단순히 거점국립대의 '서울대 베끼기, 간판 바꾸기'로 진행되어선 성공할 수 없다"면서 "각 대학의 고유한 특성을 살려 특화된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토론회는 교육부와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김영호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정부의 '5극3특 국가균형성장'을 이루려면 각 권역의 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지·산·학·연의 지속 가능한 협력체계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인식에서다. 지역거점 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육성하겠다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이러한 맥락에서 진행하는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이다. 참여자들은 해당 정책이 구호로 그칠 게 아니라 실제로 '가고 싶은 대학'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민정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는 축사에서 "'내 아이가 정말 가고 싶어 하는 대학인가'라는 물음에 대학이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대상이 될 거점 국립대들이 특정 분야에 있어서는 '대한민국 최고'란 말을 들을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각 대학의 특화도 중요하지만, '지역 경쟁력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토론 후 고창섭 충북대 총장은 "국내는 '수도권 선호 현상'이 매우 짙다"면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할 수 있겠지만 지역 경쟁력을 확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무리 지역서 인재를 끌어모아도, 졸업 후 지역에 일자리가 없으면 수도권으로 떠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역에 인재가 오지 않는 악순환 구조에 놓인다는 설명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서 지방 사립대가 갖는 소외감도 표출됐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상지대학교의 라이즈(RISE) 사업단장은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는 거대 담론에서 지방 사립대는 새우가 된 느낌"이라며 "인구소멸, 신입생 충원 절벽 최일선에서 지방 사립대는 지방 국립대보다 훨씬 강한 충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 당국이 정책을 구체화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정기획위원회 사회2분과장을 역임해 이날 좌장을 맡은 홍창남 부산대 교수는 "서울대가 과연 전국의 모든 대학이 따라가야 할 모범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 왔다"면서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는 명칭은 국민들이 정책을 이해하기 쉽게 이름을 유지했던 것으로, 향후 새로 설계될 국정과제 속에선 그에 적합한 명칭이 새롭게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날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5극 3특 산학혁신 벨트를 만들고, 권역별 공동연구소와 공유캠퍼스를 통해 지역 대학이 동반 성장하는 현장형 혁신 교육·연구 플랫폼을 지원하겠다"면서 "지방시대위원회·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지역의 청년 일자리 창출과 정주 여건 개선에도 힘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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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논의된 사례와 정책 제안을 바탕으로 12월 중 '국가균형성장을 위한 지방대학 육성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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