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수주 급감이 주요 원인
내년에도 3600만t 그칠 듯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 속에 올해 국내 시멘트 내수 출하량이 34년 만에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등의 악재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뚜렷한 회복 모멘텀도 찾기 어려워 보인다.
11일 한국시멘트협회는 국내 주요 시멘트 7개사(삼표시멘트·쌍용C&E·한일시멘트 등)의 올해 내수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한 3650만t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뚜렷한 반등 요인이 없는 이상 내년엔 3600만t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시멘트 업계의 내수 출하량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4461만t까지 떨어졌다가 2017년 5671만t까지 회복했다. 그러나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불과 8년 만인 올해 2000여만t이 급감했다. 협회 관계자는 "1990년대 초반은 업계 생산능력이 4210만t에 불과했었고 시기상 지금은 수도권 외곽에 조성하는 신도시 건설 사업의 영향으로 시멘트 내수가 급증하는 시기"라며 "현재는 생산능력이 6100만t까지 늘어났지만, 내수는 급락하고 있어 지금의 가동률을 고려한다면 단순 수치 비교 이상의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수 급감의 주요 원인으로는 주요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가 급격히 감소(18.9%↓)한 점이 꼽힌다. 동행지표인 건축 착공·건설기성마저 전년 동기(1~7월) 대비 각각 12.8%, 18.1% 감소한 데다, 국가 주도 SOC 사업 예산도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내년에도 계속되는 건설착공 부진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대출 연체율 상승 등 건설업계의 만성적인 자금 문제로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협회는 향후 5년간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적극적인 건설 산업 부양 의지로 인해 올해보다는 감소 폭이 완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수요 부진에 더해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도입,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등까지 겹치며 업계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는 2020년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되며 BCT(벌크 시멘트 트레일러) 운반비가 약 40% 인상됐다. 이로 인해 업계는 3년간 약 1200억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했고, 화주의 운임 부담도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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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단기적인 운임 인상보다 일감이 줄어든 BCT 기사들의 생계가 더 큰 문제로 떠올랐다"며 "정부가 시멘트업계 경영 여건 개선과 함께 수요 진작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시멘트 수요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산업 경쟁력을 약화하는 추가 규제안까지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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