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등 수학·과학 교육 강화부터 4대 과기원 AI 허브 전환까지, '사람 중심' 혁신 추진
"예측 가능한 연구 환경·지속적 지원으로 노벨상 도전 기반 다진다"
대학원 장학금 수혜율을 2025년 1.3%에서 2030년 10%로 대폭 늘리고, 석 ·박사 과정 학생에서 매월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연구생활장려금 제도가 전국 55개 대학으로 확대된다.
정부가 과학기술 인재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연구 생태계 혁신을 위해 이런 내용의 종합 지원책을 내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보고회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과학기술 인재확보 및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AI·양자·첨단바이오 등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사람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인식 아래 마련됐다.
초·중등 단계서 과학기술 씨앗 키우고, 대학원생 장학금 대폭 확대
정부는 미래 인재의 씨앗을 초·중등 교육에서부터 키운다. 수학·과학 교육의 저변을 넓히고, 지역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온라인 실험 플랫폼과 과학탐구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과학기술 분야의 진로를 자연스럽게 탐색할 수 있도록 AI·코딩 기반 탐구 교육도 강화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과학기술 인재의 육성은 대학 이후의 문제가 아니라 초·중등 시기부터 준비돼야 한다"며 "탐구 중심의 수학·과학 교육을 통해 과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키워주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특히 대학원생과 신진 연구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현재 1.3% 수준인 대학원 장학금 수혜율을 2030년까지 10%로 높이고, 연구생활장려금 제도를 전국 55개 대학으로 확산한다.
이공계 대학원생을 위한 펠로우십 프로그램도 대폭 늘려, 연구실 단계부터 자율적 연구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젊은 연구자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연구를 이어갈 수 있어야 과학기술의 미래도 있다"며 "학업과 생계를 병행하는 구조를 개선해, 연구자가 '사람으로서 존중받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울산·대구경북·광주 등 4대 과기원, AI 전환 거점으로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구경북(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을 AI 전환(AX) 허브로 지정한다.
각 과기원은 인근 과학영재학교 및 대학과의 연계를 강화해 지역 단위의 AI 인재 양성 허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한 대학 과학AI 연구센터, AI-X 국가대표 양성사업단을 통해 GPU·데이터 기반의 프로젝트형 실습 교육을 제공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AI를 도구처럼 활용해 연구와 문제 해결을 수행할 수 있는 '양손잡이형 과학기술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AI 교육을 대학 일반 교양 수준에서 벗어나 연구현장과 산업문제 해결 중심으로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2030년까지 해외 우수·신진 연구자 2000명을 유치해 국내 연구생태계를 강화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구직비자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인턴 기간도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린다. 또한 영주·귀화 패스트트랙을 4대 과기원뿐 아니라 일반대학까지 확대해 외국인 연구자의 국내 정착을 유도한다.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속에서 국내 연구자와 외국인 인재가 함께 성장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몰입 환경 조성·도전적 R&D 문화 확산
정부는 연구자가 본연의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PBS(Project Based System) 단계적 폐지와 연구비 자율성 확대 등 연구환경 혁신도 병행한다.
연구비 집행의 자율과 책임을 강화하고, 과도한 행정서류를 줄이는 한편, 도전적 임무형 연구(NEXT 프로젝트) 도입으로 혁신적인 시도가 '의미 있는 실패'로도 인정받는 평가 체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연구자 중심의 창의적 연구 생태계를 복원하고, 안정적 연구개발(R&D) 투자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노벨상을 받는 연구는 최소 10~20년 이상 꾸준한 탐구와 검증이 필요한 장기 과학연구"라며 "기초과학 연구가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려면, 예측 가능하고 지속적인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꾸준히 이어지는 환경이 중요하다"며 "오늘 발표된 정책이 바로 그런 연구 풍토를 만드는 출발점이며, 이러한 일관된 정책 의지가 노벨상으로 이어질 기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연구개발 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는 비전을 내세웠다. 연구자의 자율과 책임을 강화하고, 불필요한 행정 부담을 줄이는 한편, 안정적인 R&D 투자 기반을 마련해 '연구가 꿈이 되는 사회'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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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부총리는 "AI 시대를 주도하려면 기술보다 사람이 먼저 준비돼야 한다"며 "우수한 인재가 모여 혁신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그 성과가 다시 인재를 불러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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