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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왜 이렇게 좋아하지?" 어리둥절…'어디에도 없는 산' 몽벨 창업자 이야기[일본人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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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최연소 아이거 북벽 정복
등산 경력 살려 몽벨 창업
재해·재난 많은 일본 고려
기능·실용성 강조 철학

한국인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뽑으라면 그중에 꼭 들어가는 것이 몽벨입니다. 어딘가 프랑스어 같기도 한 이 브랜드는 사실 일본 오사카에서 탄생했는데요. 몽벨은 사실 어릴 적부터 산과 모험을 사랑한 다쓰노 이사무씨가 만들었는데요. 오늘은 몽벨의 창업자, 다쓰노 이사무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한국인들이 왜 이렇게 좋아하지?" 어리둥절…'어디에도 없는 산' 몽벨 창업자 이야기[일본人사이드] 일본 매체의 주목을 받은 몽벨 매장 입구. 니시니혼신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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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쓰노씨는 1947년 오사카 사카이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들과 오사카에 있는 산을 조금씩 오르고, 캠핑에도 흥미를 가지게 됐다고 합니다. 중학생 때는 매주 산을 찾고 친구들과 동호회도 만들어 탐방했다고 하는데요. 고등학생 때는 친구들과 종주에 나섰다가 예상보다 해가 일찍 저무는 바람에 손전등에 의지해서 다니기도 하는 등 산이 주는 즐거움과 어려움을 모두 겪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2학년 때 교과서에 실린 알프스 아이거 북벽을 오른 오스트리아 산악인 하인리히 할러의 등반기 '흰 거미'에서 큰 영감을 받습니다.

"한국인들이 왜 이렇게 좋아하지?" 어리둥절…'어디에도 없는 산' 몽벨 창업자 이야기[일본人사이드] 카약킹을 즐기는 다쓰노씨. 다쓰노 이사무 페이스북.

북벽에는 거미 모양을 닮은 빙벽이 있는데, 이를 따서 지은 제목이라고 해요. 빙벽을 오르는 도중 눈사태를 만났는데, 이를 극복하고 죽음의 벽이었던 북벽을 처음으로 등반하는 데 성공한 이야기입니다. 담임 선생님이 이야기를 읽고 "혹시 등산하는 사람 있나요?"라고 물었지만, 자신감이 없어 손도 못 들었었다고 하는데요. 그때부터 아이거 북벽 등반을 목표로 산을 동경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이거 북벽이 있는 스위스에 가기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했고, 체력을 기르고 등반하는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암벽등반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당시 일본 암벽등반의 발상지로 불리는 롯코산의 '아시야 록 가든'을 다니며 스스로 훈련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등반에 필요한 로프가 없어 스포츠용품점 진열장에 있던 팔리지 않는 밧줄을 달라고 해 기름을 먹여 만들고, 몸을 줄과 연결할 하네스는 짐을 포장할 때 쓰는 끈이나 테이프를 꿰매 만들었었다고 합니다. 카라비너도 싼 제품으로 대체했었다고 해요. 집 다다미를 암벽이라 생각하고 줄을 걸어 추락을 연습하는 등 독학으로 암벽등반을 연마했다고 합니다.


고등학생 때도 공부보다 산 타기를 좋아해 결국 대학 진학 대신 스포츠용품점에 취직하며 일을 배우는데요. 돈이 없어 값싼 장비로 겨울 등반에 나섰다가 동상에 걸려 손가락을 하마터면 절단할뻔한 일, 주변 동료들이 등반 중 사고로 목숨은 잃는 일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장해나갑니다. 그러다 다니던 스포츠용품 회사를 때려치우고 28세 때 창업에 나서죠. '내가 가지고 싶은 도구를 스스로 만들자'라고 결의하게 됩니다. 평소 산에 함께 오르던 친구들이 창업멤버로 나섰죠.


"한국인들이 왜 이렇게 좋아하지?" 어리둥절…'어디에도 없는 산' 몽벨 창업자 이야기[일본人사이드] 최연소로 아이거 북벽을 정복할 당시 다쓰노씨의 모습. 몽벨.

회사 이름은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산을 뜻하는 'mont-belle'에서 마지막 글자 e를 뺀 'mont-bell'로 짓습니다. 프랑스어도 영어도 아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브랜드 이름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었다는데요. 본인이 산을 오르고 야영을 하면서 필요했던 장비들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결국 21살 아이거 북벽의 사상 최연소 등정까지 마무리합니다. 몽벨의 창업자이지만 또 모험정신이 강한 등반가이기도 한 셈이죠.


물론 처음부터 몽벨이 환영받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신생 업체에 주문이 이어질 리도 만무했죠. 이때 시장에 침투하기 위해 몽벨이 선택한 것은 신소재입니다. 미국 듀퐁사가 개발한 새 화학섬유를 수입, 가볍고 따뜻한 침낭을 대중화하는 데 성공하죠. 여기에 비가 많이 오는 일본의 기후를 고려, 방수가 뛰어난 소재를 수입해 튼튼한 우비를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이 우비는 몽벨의 대표적인 상품이 되죠. 듀퐁사도 신생기업 몽벨에 침낭에 대한 소재 독점 사용권을 부여합니다. 이때부터 기능과 실용성에 집중하는 몽벨의 철학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특히 이것을 다쓰노씨가 실감하게 된 것은 1995년 한신 대지진입니다. 건물에 매몰돼 돌아가신 친구의 부모님을 직접 꺼내기도 하는 등 재해의 참상을 몸소 느끼게 된 것인데요. 살아있는 사람들도 건물 잔해를 태우며 추위를 견디는 모습을 보고 '아웃도어 의원대'를 조직해 침낭 등 아웃도어용품 지원에 나서기로 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등산이나 등반 등 아웃도어 스포츠에 뼈가 굵기 때문에 재해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원에 나설 수 있었죠. 텐트, 침낭 등 아웃도어용품은 실제 재해 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때도 마찬가지로 아웃도어 의원대를 피해지 곳곳에 파견합니다. 이 때문에 몽벨은 사실 재해 재난 용품도 실용적으로 만드는데요, 평소에는 쿠션으로 쓰다가 유사시에 구명조끼로 활용하는 '우쿠션(뜨는 쿠션)'을 개발하기도 합니다.


"한국인들이 왜 이렇게 좋아하지?" 어리둥절…'어디에도 없는 산' 몽벨 창업자 이야기[일본人사이드] 유사시에 구명조끼로 쓸 수 있는 몽벨의 우쿠션. 몽벨.

다쓰노씨의 경영철학은 어디까지나 산악인의 정신을 기반으로 한다고 합니다. 모험가 정신이 아니라,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대비하고 철저하게 준비하는 자세를 중요시한다고 해요. 경영 역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중요한 결단을 내릴 때도 앞날이 위험해지는 길은 선택하지 않는다고 해요. 의외의 자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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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70대가 넘어 80대를 바라보는 나이지만, 다쓰노씨는 계속 꾸준히 인생을 즐기고 있다고 합니다. 2019년에는 72세에 나이로 50년 만에 다시 알프스에 도전해 마터호른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몽벨도 지난해 창업 50주년을 맞았죠. 실용성을 중시하고 공동체를 위하는 정신이 아마 우리나라에도 통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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