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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왜 '중국산 식용유'를 때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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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폐식용유, 바이오 연료의 핵심
낮은 가격 탓에 美 농가 피해 보기도
유럽연합도 올해 2월 반덤핑 관세 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에 대한 보복 카드로 '중국산 식용유 수입 중단'을 언급했다. 식용유는 어쩌다 미·중 무역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을까.

"식용유 우리 손으로 만들자" 中 때린 트럼프
트럼프는 왜 '중국산 식용유'를 때렸을까 지난 1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마트에서 쇼핑객이 식용유 진열대를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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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 대두를 사지 않고 우리 농가에 어려움을 주는 것은 경제적 적대 행위"라며 "식용유를 우리 손으로 손쉽게 생산할 수 있으며, 중국에서 구입할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관영 매체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수입 중단 조치는 중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맞받아 쳤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에 대두를 수출하고, 중국은 대두로 짠 식용유를 만들어 미국에 수출했다. 다만 양국의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서 현재 중국의 대미 대두 의존도는 추락했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대두 수입량 중 미국 비중은 2016년 39.4%였으나 지난해 21.07%로 대폭 하락했다. 반면 미국의 중국산 식용유 수입은 지난해 11억달러(약 1조5600억원)로 127만톤(t)에 달해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르렀다.

중국산 폐식용유, 미국서는 에너지 원료
트럼프는 왜 '중국산 식용유'를 때렸을까 다 쓴 식용유를 재처리하면 갈색 액체가 된다. 이를 UCO라고 부르는데, 바이오 연료의 원료가 된다. 사진은 중국에서 재처리 중인 폐식용유 모습. 예일대 환경 리뷰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식용유는 엄밀히 따지면 에너지 자원으로 쓸 수 있는 폐식용유(UCO·used cooking oil)다. 기름진 음식 조리법이 발달한 중국은 과거 돼지비계로 만든 라드를 쓰다가, 경제 개혁 개방 이후 식물성 기름인 대두유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전 세계로 수출하는 UCO는 가계, 식당이 조리하고 버린 폐식용유를 가열·가공한 물질이다. UCO는 요리에 쓸 수는 없지만, 다른 원료와 합성해 비누, 화장품, 혹은 바이오 연료로 전환할 수 있다.


미국의 중국산 UCO 수입은 지난 바이든 행정부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여파로 급격히 증가했다. IRA가 지원한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에는 바이오 연료가 포함됐는데, 당시 미국의 정유 대기업들은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 바이오 연료 발전소에 적극적으로 투자했고 저렴한 중국산 UCO 수요도 폭증했다.

식용유 무역은 정치권 뜨거운 감자

중국산 UCO는 과거부터 미국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였다. 미국 내 바이오 연료 생산업체들이 미국 농가에서 수확한 대두, 옥수수를 직접 구입하는 대신 중국산 UCO를 수입하면서 미국산 작물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의 대미 대두 수입량까지 줄자, 미국 농가는 이중고에 직면하게 됐다.


트럼프는 왜 '중국산 식용유'를 때렸을까 미국의 바이오 연료 발전소. 비스타 프로젝트 홈페이지

이 때문에 미국 농업 단체는 물론, 농가에 지지 기반을 둔 정치인들도 과거부터 여러 차례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미 국립 종자 처리 협회(NOPA)는 지난해 "회원사는 IRA에 따라 60억달러(약 8조5000억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미국 바이오디젤 생산업체들은 중국산 UCO를 원료로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며 "우리는 자유 무역을 지지하지만, 외국산 원료가 미국 농가에 피해를 주는 결과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공동 서한을 내고 미국 환경보호청(EPA), 세관국경보호청(CBP)에 중국산 UCO 수입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의원들은 "중국산 UCO 수입 때문에 미국 대두 2억7000만부셸의 수요가 대체된다"며 "미국 농가들은 주요 시장을 놓치게 될 위험이 커졌다. 부적절한 외국 원료 검증 체계의 대가를 미국 농부가 치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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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UCO와 마찰을 빚는 나라는 미국뿐만이 아니다. 유럽연합(EU) 또한 지난해 8월 중국산 UCO가 지나치게 저렴해 국내 산업이 피해를 본다고 판단, 12.8%~36.4%의 반덤핑 관세를 임시 부과하고 올해 2월 최고 35.6%의 반덤핑 관세를 확정한 바 있다. 당시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조치는 중국 바이오 연료의 불공정 경쟁이 EU 디젤 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조사 내용에 따른 것"이라며 "우리는 국내 바이오 디젤을 보호해 EU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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