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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과 가장 가까워지는 날'…추분이 공휴일인 이유 [日요일日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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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추분 일주일은 '오히간'
낮과 밤 길이 똑같아…이승·저승 가장 가까운 시기
송편과 비슷하게 팥떡 만드는 풍습도

다들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실질적으로 연휴 마지막 주말이라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데요.


옆나라 일본의 추석이라고 하면 대부분 양력 8월 15일에 지내는 '오봉'을 떠올리실 텐데요. 사실 일본도 우리나라 음력 추석과 비슷한 시기에 성묘를 하러 가는 문화가 있습니다. 오봉과 다르게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오히간(お彼岸)'이라는 문화인데요. 춘분과 추분이 일본에서 공휴일인 이유와도 맞닿아있습니다. 추석을 보내는 마지막 주말, 이번 주는 일본의 오히간 문화를 소개해드립니다.


오히간의 '히간(彼岸)'은 불교 용어로 피안을 뜻합니다. 피안이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 '파라미타(paramita)'에서 왔는데, 언젠가 들어본 '바라밀다'가 이것입니다. 바로 깨달음의 세계에 도착한다는 뜻인데요. 이처럼 불교에서는 현세를 차안(此岸)이라고 부르고, 반대로 자유로이 깨달음을 얻은 세계를 '저쪽 언덕'이라는 뜻으로 피안이라고 합니다. 이 두 세계 사이에는 삼도천이 흘러 갈라놓고 있는데요. 이 두 세계가 가장 가까워지는 시기가 바로 춘분과 추분이라고 합니다. 이때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기 때문이라고 해요. 이승과 저승의 거리가 가장 가까워지는 시기라, 조상을 만나려면 이때가 적기라고 합니다.


'조상님과 가장 가까워지는 날'…추분이 공휴일인 이유 [日요일日문화] 오히간을 맞아 성묘하는 사람들. 닛폰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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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일본에서는 춘분과 추분을 기준으로 앞뒤 3일씩을 포함한 일주일을 오히간으로 지냅니다. 춘분과 추분 당일은 일본에서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가 가을 오히간이었습니다. 오봉보다 더 우리나라 추석과 비슷한 시점이죠.


오히간은 일본 헤이안시대(794~1185년)부터 전해져오는 오래된 풍습이라고 해요. 춘분과 추분은 밤낮의 길이가 같아지는 데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중간의 계절이기도 하고, 또 해가 서쪽으로 바로 지는 시기라고 해요. 그래서 일상에서 서쪽의 극락정토(서방정토)에 있는 아미타불을 기리기 적합한 날로 꼽혔다고 하는데요. 헤이안 시대는지방 귀족들 간의 갈등이 자주 전쟁으로 비화하는 등 정권 다툼이 계속되던 시기입니다.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서 점차 내세를 그리워하는 날, 그리고 조상을 기리는 날로 정착돼갔다는 것이 오히간 탄생 설화입니다.


그렇다면 오봉과 무엇이 다를까요? 오봉은 조상이 후손을 보러 잠시 현세로 돌아오는 날이라고 해요. 그래서 조상이 길을 잃지 않도록 불을 피우고 제사상을 차리는데요. 한마디로 조상을 집으로 맞이하는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역사적으로는 음력 7월 15일이 오봉이었는데, 일본이 1873년 메이지 유신 이후 양력을 사용하면서 오봉은 양력 8월 15일로 지정됐습니다. 조상님이 후손을 보러 오는 날이 오봉이라면, 오히간은 반대로 조상님을 만나기 가장 좋은 때에 후손들이 직접 찾아뵈러 간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조상님과 가장 가까워지는 날'…추분이 공휴일인 이유 [日요일日문화] 오히간에 먹는 팥떡 '오하기'를 만드는 모습. 하세가와 그룹.

이렇게 1년에 2번 있는 오히간에는 집안에 모신 불단을 청소하거나 정리하고, 성묘를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송편처럼 이 시기 불단에 올리고 나눠 먹는 떡이 있는데요. 바로 팥떡입니다. 떡을 둥글게 빚어 겉에 팥소를 감싼 형태인데요.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일본에서도 팥의 붉은 색은 나쁜 기운을 쫓아준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옛날에 귀중했던 설탕을 사용해 조상에 대한 감사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다만 춘분과 추분에 따라 부르는 것도, 모양도 다릅니다. 춘분이 있는 봄 오히간에 먹는 팥떡은 '보타모치'라고 부르는데, 봄에 피는 꽃인 모란의 일본어 보탄에서 따왔습니다. 가을 오히간 때 먹는 떡은 '오하기'라고 부르는데, 일본어로 하기는 7~10월에 피는 싸리꽃을 뜻합니다. 계절에 피는 꽃으로 떡을 구분하다니 신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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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예로부터 동아시아 3국이 다 숭상했었지만, 오히간은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습이기도 합니다. 추석, 오봉, 설날, 오히간 이름은 다르지만 가까운 사람들과 떠난 이를 추억하는 풍습은 만국 공통인 것 같네요.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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