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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합성생물학자 韓 집결…'창업·상용화' 새 길 닦는 신세대 과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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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생물학계 주목, 韓 신진 연구자 5인방

지난 26일 인천에서 폐막한 '한국생물공학회-아시아생물공학연합체 공동학술대회(KSBB-AFOB 2025)'는 아시아 생물공학계가 국제적 위상을 드러낸 자리로 평가된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한국생물공학회와 아시아생물공학연합체가 공동으로 주최해 세계 30여 개국의 연구자와 기업, 정책 관계자 3000여명이 참여했다.


합성생물학을 비롯한 첨단 생명공학 분야에서 최신 연구 성과와 산업화 사례가 집중적으로 공유되며, 한국과 아시아가 더 이상 단순한 추격자가 아니라 글로벌 연구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과학을읽다]합성생물학자 韓 집결…'창업·상용화' 새 길 닦는 신세대 과학자들 지난 26일 인천에서 폐막한 한국생물공학회-아시아생물공학연합체 공동학술대회(KSBB-AFOB 콘퍼런스 2025) 행사장에서 신진 연주자 5명이 아시아경제와 만났다. 사진 왼쪽부터 신종식 한국생물공학회 미디어홍보위원장(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연영주 한국생물공학회 미디어홍보이사(강릉원주대 신소재·생명화학공학부 교수), 이정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 권준표 아주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손보람 국민대학교 바이오발효융합학과 교수, 김종화 아시아경제 기자, 정우빈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김지혜 아주대학교 첨단바이오융합대학 교수, 김준형 한국생물공학회 조직위원장(동아대 화학공학과 교수). 한국생물공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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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생물학은 DNA를 프로그래밍 언어처럼 다루고 세포를 회로처럼 설계해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내는 학문이다. 단순히 유전자를 편집하는 수준을 넘어,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학적 시스템을 인공적으로 설계·구현할 수 있어 '생명공학의 차세대 패러다임'으로 불린다. 의약품,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소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커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신진 연구자들의 활발한 참여는 학문적 성과를 넘어 창업과 상용화, 윤리·안전 문제까지 포괄하는 차세대 과학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줬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에는 최근 국제 생물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진 연구자 13명이 초청돼 자신의 연구 방향에 대해 강연하고, 새로운 지식을 공유하기도 했다.

[과학을읽다]합성생물학자 韓 집결…'창업·상용화' 새 길 닦는 신세대 과학자들

제임스 콜린스·이상엽 논문 읽으며 성장한 신세대 연구자들

이들 신진 연구자들 가운데 한국인 연구자 5명을 아시아경제가 만났다. 권준표 아주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와 김지혜 아주대학교 첨단바이오융합대학 교수, 손보람 국민대학교 바이오발효융합학과 교수, 이정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정우빈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가 그들이다.

[과학을읽다]합성생물학자 韓 집결…'창업·상용화' 새 길 닦는 신세대 과학자들 권준표 아주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김종화 기자

권준표 아주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와 김지혜 아주대학교 첨단바이오융합대학 교수, 손보람 국민대학교 바이오발효융합학과 교수, 이정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정우빈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가 그들이다.


권준표·김지혜 교수는 올해 3월 임용됐고, 손보람·정우빈 교수는 지난해 9월 임용돼 1년을 채우지 못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지난 5월 KIST에 입사해 근무한 지 이제 4개월째다. 5명의 연구자 모두 파릇한 새내기 연구자인 셈이다. 물론 석·박사 때와 박사 후 연구원 시절까지 합치면 연구 기간은 길지만, 독립된 연구 주체인 교수와 선임연구원으로서의 삶은 이들에게 또 다른 시작이다.


권준표 교수는 고분자 분해를 가능하게 하는 코팅 재료를 연구한다. 고분자 분해 코팅 소재는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코팅 재료의 핵심이 되는 기술적인 부분은 인도와 영국, 일본,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특허를 등록하고 있거나, 이미 완료한 상태다. 특허등록 외 그 기술을 바탕으로 미국의 스타트업 인트로픽 매터리얼즈에서 사업화도 추진하고 있다.


연구자와 교육자로서의 삶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하지 않아

"어려서부터 공부가 좋았고, 어려운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어 연구자의 길로 들어섰다"는 그는 "제가 공부한 내용과 학문적인 부분을 바탕으로 인류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면 가장 큰 행복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교수는 "이제 교수가 됐기 때문에 좋은 연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학을 잘 양성해 학생들에게 연구의 즐거움과 또 그것을 통해 보람과 행복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그런 교육자가 되겠다"고 연구자와 교육자로서의 삶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과학을읽다]합성생물학자 韓 집결…'창업·상용화' 새 길 닦는 신세대 과학자들 김지혜 아주대학교 첨단바이오융합대학 교수. 본인 제공

김지혜 교수는 "공학적으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과정에 큰 흥미를 느꼈다"면서 "특히 문제를 깊이 탐구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얻은 성취감이 저를 연구의 길로 이끌었다"고 연구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를 밝혔다.


김 교수는 임신·출산 후 모유를 수유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아기들의 모유 섭취량을 측정하는 피부 부착용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모자 건강 관리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진보된 시스템의 제품으로, 현재 미국에서 특허출원을 진행 중이며, 김 교수와 함께 연구했던 연구그룹에서 여러 기업과 상용화를 논의하고 있다.


"상용화되고, 창업도 해서 일자리도 많이 만들겠다"

자신이 연구했던 분야가 "산모랑 신생아들의 건강 관리를 위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같은 분야는 굉장히 소외된 연구 분야였다"면서 "개인적인 목표는 이런 소외당하는 분야에서 제가 조금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은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손보람 교수는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채취해서 유전자를 세포공학적으로 조작해서 다시 환자의 몸에 주입하는 치료 방식에 대해 연구한다. 그가 개발한 면역세포 치료제는 차세대 항암·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과학을읽다]합성생물학자 韓 집결…'창업·상용화' 새 길 닦는 신세대 과학자들 손보람 국민대학교 바이오발효융합학과 교수. 본인 제공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승인을 받았다. 이후로도 거의 매년 그와 연구팀이 함께 개발한 새로운 임상 약물들은 등록·철회를 반복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손 교수는 "실제 상용화까지의 기간이 짧지는 않았다"면서 "2017년 이전부터 수년에 걸쳐 진행됐던 연구의 결과물이 최근 들어 성과를 보인 것 같다"고 했다.


연구의 최종 지향점에 대해 손 교수는 "세속적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내가 하는 연구가 상용화가 되고, 그 기술로 창업도 해서 많은 사람의 일자리도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고 창업해 부자가 되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정우빈 교수는 반도체 기반 DNA 합성 시스템을 개발한다. 반도체 칩을 활용해 신경세포의 미세한 신호를 포착해 복잡한 신경 네트워크를 해독하고, 신경과학 및 치료 기술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학계 일각에서는 "뇌 질환 조기 진단·치료의 혁신", "뇌 연구의 블랙박스를 여는 기술"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연구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제가 연구한 기술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꿈"

정 교수는 "교수가 됐으니 학생들을 잘 가르쳐서 그들이 연구하든, 공부하든 잘 가르쳐서 좋은 곳에서 일하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했다.

[과학을읽다]합성생물학자 韓 집결…'창업·상용화' 새 길 닦는 신세대 과학자들 정우빈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본인 제공

이 선임연구원은 효소공학과 미생물 군집(마이크로바이옴) 연구 분야를 융합해 환경 문제 해결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소재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와 ACS 카탈리시스 등에 논문을 게재했고, 인용 실적도 높은 촉망받는 신진 연구자다. 이 연구원의 효소 공학·미생물 군집 연구는 탄소중립과 기후 위기 대응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항상 제가 연구한 기술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꿈"이라고 최종 연구의 지향점을 밝혔다.


신진 연구자로서의 목표도 분명했지만,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드러났다. 함께할 인력을 찾지 못해 좌절하기도 하고, 연구비 부족에 애를 태우기도 한다. 융합 연구를 하고 싶어도 적절한 협업자를 구하기 힘들고, 연구자 배경(전공·학과)에 얽매이는 국내 학계의 문화도 장애물로 꼽혔다.


정우빈 교수는 "사람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융합연구를 하려면 바이오, 전자, 화학공학 분야 인력이 함께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출신 학과에 따라 진입 장벽이 높다"면서 "다른 전공자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실 넘어, 사회 문제 해결과 산업적 확장까지 

정부 출연연구기관에 몸담은 이정찬 연구원도 신진 연구자의 현실을 전했다. "막내 연구자로서 지원이 많이 필요하지만, 선배 연구자들도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쉽게 말하기 어려웠다"는 그의 말속에는 막 출발선에 선 연구자의 무거운 책임감이 묻어났다.

[과학을읽다]합성생물학자 韓 집결…'창업·상용화' 새 길 닦는 신세대 과학자들 이정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 김종화 기자

연구 윤리에 대한 고민도 깊다. 김지혜 교수는 모유 수유 여성 대상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하면서 체액 데이터 보안 문제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개인 동의를 반드시 받고 데이터를 연구 목적에 한정해 사용한다"는 원칙을 지키며, 광범위한 데이터 활용 시에도 철저한 보안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동물실험의 단계적 중단 흐름 속에서 대안을 모색하는 연구자도 있었다. 손보람 교수는 오가노이드와 인공지능(AI)의 접목을 새로운 해법으로 제시했다. "오가노이드로 동물실험을 대체하고, AI를 결합해 임상 물질의 안전성을 높이려 한다"는 설명에서,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젊은 과학자의 유연함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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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신세대 연구자들의 키워드는 "상용화, 창업, 데이터 보안, 융합 연구"다. 연구실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문제 해결과 산업적 확장까지 포괄하려는 의지가 넘쳐났다. 부족한 연구비와 인력난에도 불구하고 연구가 곧 사회적 기여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라는 믿음으로 이들은 나아가고 있다. 그들의 도전은 한국 과학기술의 내일을 밝히는 작은 불씨가 되고 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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