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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몸집 키우면 1380兆 준다"…"노동자보다 수백배 더 받는 CEO, 인간 고귀함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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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의 유인책 장기성과인센티브(LTI)
성장 동기 부여하고 기업 문화 형성 유도
너무 큰 보상, 주주 불화 원인 될 수도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최대 1조달러(약 1380조원)의 보상을 제안하면서 미국 기업들의 통 큰 장기성과인센티브(LTI) 제도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미국 기업들은 수장들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고 효율을 낼 수 있는 LTI 설계를 고심한다.

머스크, 테슬라 8배 키우면 1조달러 받는다

"회사 몸집 키우면 1380兆 준다"…"노동자보다 수백배 더 받는 CEO, 인간 고귀함 잃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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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머스크 CEO에게 약속한 LTI는 테슬라 주식 약 4억2000만주로, 기업 전체 주식의 12%에 해당한다. 머스크 CEO의 테슬라 지분이 25%까지 상승할 수 있는 양이다.


단 머스크 CEO가 주식을 모두 받으려면 ▲테슬라 시가총액 8조5000억달러 달성(현재의 약 8배) ▲차량 2000만대 인도 ▲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 구독 1000만명 ▲무인 택시 100만대 운행 등 이사회가 내건 미션을 완수해야 한다. 이사회는 내년부터 오는 2035년까지 머스크 CEO의 실적을 평가, 매년 단계적으로 보상을 지급할 방침이다.


로빈 덴홈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머스크 CEO가 회사에 계속 머무르게 하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상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사회는 오는 11월 LTI 계획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美 기업 경쟁력 핵심으로 부상한 LTI

LTI는 기업 임원이 중·장기 목표를 달성했을 때 지급하는 일종의 임원 성과급이다. 주로 스톡옵션이나 성과조건부주식(PSU) 등 주식으로 지급된다. 현재 전 세계 기업들이 CEO에게도 LTI를 지급하지만, 그중에서도 LTI 전략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 정책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미국 100대 상장사의 임원 보상 총액은 2019~2024년 기간 34.7% 증가해 근로자 평균 급여 증가율(16.3%)의 두 배 이상이었다. 임원들의 LTI 보상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었다.


"회사 몸집 키우면 1380兆 준다"…"노동자보다 수백배 더 받는 CEO, 인간 고귀함 잃어" 인센티브 보상 비중이 압도적인 미국 상장사 CEO의 보수 구조. 하버드대 로스쿨 기업 거버넌스 포럼 출처.

LTI는 성과급을 넘어 기업의 성장 전략과 연결된다. 임원들에게 기업 성장 동기를 부여하고, 유능한 경영인을 계속 회사에 남겨둘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사회는 LTI를 통해 기업 비즈니스에 적합한 조직 문화를 배양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내 경영대학, 컨설팅 업체들은 수많은 기업의 보상 전략을 연구하며, 최고의 LTI를 찾는 데 골몰한다.


이렇다 보니 기업에 따라 LTI의 성격도 다르다. 예컨대 e커머스 업체 아마존은 미팅 참석비, 보너스 등 복리후생과 관련한 잡다한 인센티브 없이 오로지 성과 중심의 LTI만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임원들이 특정 업무를 너무 오래 붙잡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4년 사티아 나델라 CEO 취임 이후 LTI를 전면 개편했는데, 특히 2021년 이후로는 기업 평판, 윤리적 행동 등을 임원 실적에 포함했다. 규제당국과 충돌하는 일이 잦은 기업 특성상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구글은 주가순자산비율(MBR), 총자산수익률(ROA), 영업익 마진 등 기업 이익에 맞춘 LTI 전략을 짰다. 높은 수익성을 통해 공격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온 구글의 성장 전략에 부합한다.

너무 큰 LTI는 주주 불만 원인…불평등 심화 우려도

"회사 몸집 키우면 1380兆 준다"…"노동자보다 수백배 더 받는 CEO, 인간 고귀함 잃어" 2012년 5월 미국 뉴욕 '월가 점령' 시위대의 모습. 뉴욕=AP연합뉴스

지나치게 많은 임원 보상이 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LTI는 기업에 양날의 칼이 되기도 한다. 현재 미국 주주들은 '도드 프랭크법'에 따라 임원 보상에 대한 찬반 투표를 할 권리가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 투표에 불과해 한계가 명확하다.


많은 LTI 보상 때문에 기업과 주주의 관계가 틀어진 전례도 있다. 2018년 테슬라 소액 주주들은 머스크 CEO의 LTI에 반발, 미 델라웨어주 법원에 "보상 규모가 너무 크다. 이사회는 충분히 독립적이지 않다"며 소를 제기했다. 7년의 법정 다툼 끝에 델라웨어 법원은 올해 초 머스크 CEO의 보상 패키지를 무효 판결했다. 테슬라 이사회는 지난 8월 별도의 조건제한부 주식 96만주로 머스크 CEO의 보상을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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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LTI가 소득 불평등을 악화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8월 가디언은 미국 싱크탱크 자료를 인용해 CEO와 일반 노동자의 근로 소득 격차가 632대1로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교황 레오 14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가톨릭 매체 크룩스와의 인터뷰에서 "60년 전 CEO들은 노동자보다 4~6배를 더 받았는데, 이제는 600배라고 한다. 일론 머스크가 세계 최초의 1조달러 부자가 된다는 전망도 나온다"며 "인간의 삶이 점차 고귀한 의미를 상실해 가는 게 이와 관련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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