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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칼럼]산업화 이후의 미국이 산업 정책을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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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산업정책 극단화 트럼프…한국인 구금사태
인력 부족에 제조업 이전 시도 난관
美, 경제 논리 역행…자국·동맹국 더 큰 피해

[SCMP 칼럼]산업화 이후의 미국이 산업 정책을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 알렉스 로 SCMP 칼럼니스트. SC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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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에서 군대식 장비를 착용한 무장 요원들이 수백 명의 한국 기술자를 결박하고 케이블 타이로 묶는 모습은 정말 끔찍했다. 이는 한국인들의 공분을 사고 미국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웠을 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반이민·노동 단속과 산업 정책 간 모순을 드러냈다.


물론 미국 대통령만의 책임은 아니다. 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제조업, 특히 반도체 같은 첨단 산업을 본토로 이전하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이는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국을 고립하는 무역·기술 전쟁의 일환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모든 것을 극도로 악화시켰을 뿐이다.


현재 진행 중인 불법 이민자·노동자 단속은 트럼프 대통령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에게 매력적이며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무의미함을 이해하려면 단 두 가지 숫자를 생각해보라.


미국 서비스 부문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80%를 차지한다. 제조업과 농업은 그에 비하면 미미하다. 이는 후기 산업사회, 후기 자본주의 경제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수치에서 알 수 있듯 대부분의 미국인은 힘들고 단순한 일자리에서 일하고 싶지 않거나 일할 수 없고, 고도의 기술 직무를 수행할 능력도 없다. 이로 인해 한국 기업 같은 회사들은 미국 정부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산업을 되살리라고 강요하면서도 충분한 숙련 노동자나 비자를 제공하지 않는 상황에서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이런 외국인 노동자를 범죄자나 테러리스트처럼 대하는 것은 분명 생산적인 방법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현대차 급습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합법적으로 기술 인재를 데려와 세계적 수준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올리며 문제를 인식한 듯했다.


물론 문제는 현대차·LG와 한국 하청업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미국으로의 제조업 이전 시도는 외국 기업들에 부정적인 투자를 유도하고 그들의 정부와도 불화를 초래하고 있다. 정치적 압박이 경쟁 우위와 충돌할 때, 결국 경제 법칙이 승리하며 모두가 패자가 된다. 두 차례에 걸쳐 미국 정부가 삼성과 TSMC 같은 반도체 대기업에 미국 내에서 최첨단 칩을 생산하게 만들면서도 나타난 현상이다.


대만 TSMC의 애리조나 공장은 세계 최첨단 칩을 생산할 예정이었다. 현재 가장 낙관적인 전망은 내년에 5㎚(1㎚=10억분의 1m), 어쩌면 4㎚ 칩을 생산하는 수준이다. 반면 대만 본토에서는 2026년 2㎚, 2027년 1.4㎚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쉽게 말해 TSMC는 미국에서 숙련된 기술자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그들을 빠르게 양성할 수도 없다. 총 400억달러 이상이 들어가는 애리조나 공장은 이제 큰 부담으로 전락했다.


미국을 달래려던 각국 정부는 자국민에게 이익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워싱턴은 이제 오랫동안 북한의 억지력 역할을 해 온 주한미군 일부를 대만 분쟁 시 투입하려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관세 부과와 현대차 급습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 역풍을 감수하지 않고는 양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미국을 달래기 위해 TSMC를 희생했다고 여겨지며 집권 민주진보당의 10년이 끝날 위기에 처했다. 삼성과 TSMC 등이 미국에서 칩을 만들게 강요하는 것은 양측 모두에게 손해다. 그래서 양 사는 조용히 본국에서 첨단 칩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와 그 협력업체들의 사례를 보고 더더욱 그럴 유인을 갖게 됐다. 미국에서 만들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경제적으로 불가능하다.


30년간 급격한 세계화는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않고는 되돌릴 수 없다. 수십 년간 미국 기업들은 지식재산권(IP)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상업적 가치의 대부분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생산과 노동을 해외로 아웃소싱했다. 대만 폭스콘은 아이폰 생산으로 성장했지만 이익은 대부분 애플이 가져갔다. 중국과 인도가 훨씬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하는데 왜 비싼 미국 노동자를 훈련해 아이폰 생산에 투입해야 하는가.


그러나 이제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 논리에 역행하며 애플이 미국에서 생산하기를 원한다. 지난 4월 CBS 인터뷰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수백만 명이 아이폰을 만들기 위해 작은 나사를 조이는 일이 미국에 돌아올 것"이라고 말해 조롱받았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첨단 칩을 설계할 두뇌는 있지만, 이미 오래전 생산을 한국과 대만으로 이전했다. 이들은 복잡하고 비용이 막대한 제조 공정에 숙달했지만, 미국은 이를 되살리는 데 실패했다.


산업 정책과 고율 관세가 선진국보다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사용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경제학자들이 '유아 산업(infant industries)'이라 부르는 국내 산업을 해외 경쟁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렉산더 해밀턴은 이 용어를 만들어냈고 제국주의 영국과 경쟁하기 위해 이를 채택했다. 한국의 경제학자 장하준은 산업 정책을 개도국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 전에 공급망과 가치 사슬을 올라가기 위한 사다리에 비유했다.


산업 정책이 성공하려면 보통 정부 전체의 노력과 함께 민간 부문 핵심 요소를 감독하는 체제, 즉 소위 국가 주도의 통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에서는 이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되지 않고 있다. 바이든 전 대통령과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 그리고 중국에 대한 공동 봉쇄 전략은 세계 경제뿐 아니라 자국 민간 부문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예컨대 미국의 엔비디아와 네덜란드 기업 ASML은 첨단 기술을 중국 등 적대국에 판매하지 못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


워싱턴은 중국을 막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중국이 칩 산업 전반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다. TSMC의 수석 과학자이자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교수인 필립 웡은 지난 5월 대만 천하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장기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미국의 대중국 봉쇄와 산업 재편 시도는 미국과 동맹국에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다. 중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나폴레옹이 말한 경구가 있다. "적이 실수할 때는 절대 방해하지 말라."


알렉스 로 SCMP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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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칼럼 Here's why post-industrial America can't do industrial policy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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