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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첫 내한 에릭 세라 "뤼크 베송과 40년 영화 음악…우리는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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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블루·레옹·제5원소 OST 만든 프랑스 거장
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국내 언론 첫 인터뷰

[인터뷰]첫 내한 에릭 세라 "뤼크 베송과 40년 영화 음악…우리는 형제" 에릭 세라 감독이 5일 충북 제천시 청풍리조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뤽 베송과 일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천국제음악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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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영화 음악으로 지구 반대편 나라와 연결돼 있다니 기쁩니다."


5일 충북 제천시 청풍리조트에서 만난 프랑스 영화음악 거장 에릭 세라(66)는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천영화음악상 수상자로 처음 내한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라 감독은 다섯 살에 아버지로부터 기타를 선물 받으며 음악을 시작했다. 독학으로 악기를 익혔고, 청소년기에는 영국 록밴드 딥 퍼플의 음반을 반복해 들으며 연주 기술을 갈고닦았다. 그는 베이스 연주자로 활동하던 18세 무렵, 영화 조감독이던 동갑내기 뤼크 베송을 만나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뤼크 베송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 저는 베이스 연주자였고, 베송도 아직 감독이 아니라 연출부에서 일하고 있었다.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들이었다"고 회상했다.


"베송이 단편영화를 준비하면서 음악을 해달라고 했어요. 처음에는 '저는 작곡가가 아니라 연주자'라며 거절했는데, 계속된 설득 끝에 시작하게 됐어요. 제 재능을 발견해준 것도 어쩌면 그가 먼저였던 셈이에요. 우리는 시작과 성공을 함께 하며 형제 같은 강한 유대감을 갖게 됐어요. 기적처럼요."


두 사람의 협업은 이후 40년 넘게 이어졌다. 세라는 '써브웨이'(1985)로 프랑스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주목받았다. 세련된 일렉트로닉 사운드는 당시 프랑스 영화음악의 문법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그랑 블루'(1988)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바다를 닮은 깊은 음향은 프랑스 청년 세대의 상징이 됐고, 그는 이 작품으로 프랑스 세자르 영화제 음악상을 받았다.


영화 '니키타'(1990), '레옹'(1994), '제5원소'(1997)에 이어, 1995년에는 제임스 본드 시리즈 '007 골든아이'(1995)의 음악을 맡아 할리우드 무대에도 진출했다. 최근 뤼크 베송의 신작 '도그맨'(2024)에도 참여했다.


세라 감독은 "베송의 언어는 추상적이라 오해하기 쉽지만, 내가 그의 요구를 음악으로 표현해 들려주면 늘 '바로 이거야'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존 윌리엄스와 스티븐 스필버그, 엔니오 모리코네와 세르지오 레오네처럼 우리 관계도 영화사에 남을 파트너십"이라고 강조했다.


베송과 작업 방식에 대해 그는 "촬영본을 보고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 줄거리를 공유하기도 하지만, 본격적 작업은 편집본을 보고 진행한다. '아더와 미니모이: 제1탄 비밀 원정대의 출정'(2006)은 영화 촬영 전 테마 음악을 미리 만들었고, 이후 영상에 맞춰 적용했다.

[인터뷰]첫 내한 에릭 세라 "뤼크 베송과 40년 영화 음악…우리는 형제"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뤼크 베송 감독. 사진제공=JTBC
[인터뷰]첫 내한 에릭 세라 "뤼크 베송과 40년 영화 음악…우리는 형제" 에릭 세라 감독이 6일 충북 제천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 첫 내한 콘서트에서 베이스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천국제음악영화제

대표작 '제5원소'의 '디바 댄스'는 지금도 회자될 만큼 파격적이었다. 그는 "디바는 외계인이었기 때문에 인간에게 불가능한 음역과 속도의 노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신예였던 소프라노 인바 뮬라는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곡을 소화했다. 세라는 "곡을 60% 정도 소화할 거라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80% 이상을 불렀다. 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고 회상했다. 세라 감독은 자신의 목소리를 합성해 최종 곡을 완성했다. "클래식계의 보수적 태도를 걱정했지만, 그들은 신선하고 흥미롭다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세라 감독은 2004년 뤼크 베송의 결혼식에서 깜짝 공연을 준비하며 밴드 RXRA를 결성했다. "섬과 헬기까지 가진 사람에게 무엇을 선물할까 고민하다 음악을 택했다"는 것이다. 결혼식 무대에서 호응을 얻은 밴드는 이후 영화음악을 록·재즈 퓨전 장르로 편곡해 무대에 올렸다.


2018년에는 '그랑 블루' 개봉 30주년을 기념해 시네콘서트를 열었다. 세라 감독이 작업한 음악에는 악보가 존재하지 않아 악보부터 써야 했고, 영상과 음악의 싱크를 초 단위로 맞추는 과정이 뒤따랐다. 그는 "특정 장면의 효과음을 라이브로 구현해야 했는데, 가능하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놀랐다"고 말했다.


세라는 2022년초 암 투병으로 5개월간 항암치료를 받았다. 그는 "암과 싸워 이겼다"고 털어놨다. 창작 활동이 멈췄던 기간을 지나 다시 공연과 작곡을 이어가고 있다.


인상적인 한국 영화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과 '설국열차'(2013)를 꼽았다. 그는 "음악이 영화에 완전히 녹아들어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음악이 따로 기억나지 않은 건 그만큼 영화와 융합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징어 게임'은 단순하고 명료한 음악이 이미지와 결합해 강렬한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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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말에는 두 번째 솔로 앨범 'UMO'를 발매한다. 세라 감독은 "실제 우주비행사들과 교류하며 우주에서 느낀 감정과 상태를 주제로 삼았다"고 말했다. 1993년 첫 솔로 앨범 이후 30년 만의 신보다. 내년에는 오케스트라를 더한 베스트 공연도 준비 중이다. 그는 "한스 짐머, 존 윌리엄스처럼 커리어를 집대성하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투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천=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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