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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볼 열풍 만들었는데…재계 주름잡던 산토리 회장의 몰락 [일본人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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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미 다케시 회장, 마약 단속법 위반 혐의로 사임
로손 키우고 115년만의 산토리 외부 CEO 앉은 '스타 경영자'
"합법 성분으로 문제 없다" 결백 주장

하이볼 만들기 위해 산다는 일본 여행 필수품 '산토리 위스키'부터 '짐빔'과 '야마자키'까지. 아마 일본 주류 브랜드 산토리를 못 들어보신 분 없을 겁니다. 이번 주 일본에서는 니나미 다케시 산토리 홀딩스(HD) 회장이 논란이 됐는데요. 산토리 경영뿐만 아니라 일본 재계에서도 널리 활동하던 사람이라 파장이 컸습니다. 오늘은 니나미 회장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6일 NHK 등 일본 언론은 니나미 회장이 1일 자로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사표를 제출한 배경에는 경찰 수사가 있었는데요. 지난달 22일 후쿠오카현 경찰은 마약 단속법 위반 혐의로 니나미 회장의 자택을 수색했다고 합니다. 니나미 회장이 대마에서 유래한 성분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이 함유된 보충제를 미국에서 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인데요.


하이볼 열풍 만들었는데…재계 주름잡던 산토리 회장의 몰락 [일본人사이드] 산토리 사장으로 영입될 당시 니나미 다케시의 프로필 사진.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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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현 경찰이 어떻게 도쿄 수사에 나서게 됐을까요? 경찰은 해외에서 발송된 소포에 이 보충제가 들어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이에 따라 수색을 실시했다고 합니다. 수색 당시 니나미 회장은 "적법한 제품이라고 생각했다", "아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나에게 보냈던 것"이라고 경찰에 설명했다고 해요. 다만 간이 소변검사를 실시한 결과 음성이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니나미 회장이 산토리 HD 최고경영자(CEO)였던 시절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기 때문인데요. 그는 미쓰비시 상사에 입사해 2002년 로손 사장을 맡습니다. 당시 로손을 크게 성장시키면서 주목받았는데요. 그다음 2014년에는 산토리 CEO로 발탁됩니다. 원래 산토리는 계속 가족 경영 원칙을 지켰던 기업이라, 외부인이 경영진으로 들어오는 것은 11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하죠. 산토리 CEO에 앉은 뒤에는 미국, 인도 등 해외에 사업거점을 늘려나가며 산토리를 글로벌 기업으로 만드는 데 힘씁니다. 올해 초 CEO를 창업주 증손주가 맡으면서 회장이 되었던 것인데요.


여기에 일본 정부의 경제재정자문회의 민간 의원을 맡고,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일본상공회의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제동우회의 간사로도 활동 중이었습니다. 재계 인사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었죠.


하이볼 열풍 만들었는데…재계 주름잡던 산토리 회장의 몰락 [일본人사이드] 사퇴 이후 기자회견 중인 니나미 회장. FNN.

그러던 중 전해진 소식이라 일본 재계와 언론 등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심지어 산토리는 주류뿐만 아니라 건강보조식품이나 보충제로 3000억엔(2조8195억원) 넘는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는 회사죠. 산토리 HD는 영양제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대마 성분의 보충제를 임원이 소지했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니나미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합니다.


니나미 회장도 폐를 끼치면 안 된다고 생각해 지난 1일 자로 사표를 제출했고, 산토리 HD는 다음날 긴급 기자회견을 여는 등 대응에 들어갔죠. 경제동우회 간사직도 당분간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에 들어가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본인은 현재 억울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그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그는 지난 4월 미국 출장을 갔을 당시 지인에게 칸나비디올(CBD) 성분이 들어간 보충제가 건강에 좋다는 추천을 받고 사기로 합니다. 미국에서 사는 것이 더 싸니 지인을 통해 미국에서 구입하기로 하는데요. 그런데 이후 인도와 두바이를 거치는 일정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두 국가에서는 CBD 성분이 들어간 보충제는 반입이 안 됩니다. 그러자 미국 지인은 보조제를 들고 직접 일본을 방문했고, 우편으로 배송했다는데요. 그런데 가족들이 이 우편을 폐기해 정작 자신의 손에 들어온 보조제는 없었다고 합니다.


하이볼 열풍 만들었는데…재계 주름잡던 산토리 회장의 몰락 [일본人사이드] 니나미 회장의 사퇴 기자회견 중계 화면. 닛테레.

니나미 회장은 지난 3일 경제동우회 정례 기자회견에 예정대로 참석해 "보충제에 포함된 성분은 CBD 성분으로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고, 일본에서도 같은 브랜드로 비슷한 상품이 팔리고 있다. 그래서 100% 괜찮다고 생각했다"며 "일본에서 소지나 사용을 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왜 CBD를 그렇게 강조하는 것일까요? CBD는 대마초의 종자나 뿌리, 성숙한 줄기 등 우리가 아는 '대마'의 다른 부분만을 추출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식품의약안전처에서 CBD 성분도 대마에 포함된다고 보고 있지만, 일본은 CBD는 불법 약물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대신 추출하는 과정에서 대마 유래 성분 THC가 혼입됐는지를 보는데요. 이것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 마약류로 분류합니다.


그러나 현재 경찰 조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후쿠오카현 경찰이 도쿄 자택을 수색하게 된 것도 다른 마약 관련 사건으로 체포된 남성 진술 때문이었는데요. 이 남성은 조사에서 "과거에도 니나미씨와 교류가 있었다"며 "니나미씨에게 보충제를 보내달라고 하는 의뢰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보충제에는 THC가 기준치 초과로 포함돼있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나왔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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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하이볼 열풍'을 부른 성공 가도를 달리는 CEO에서 수사 대상으로 전락한 니나미 회장. 일본에서도 연일 추가 소식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다만 새로운 정황이 계속 밝혀지면서 점점 부정적인 반응이 늘어나는 듯 보입니다. 경제면에 등장하다 사회면에 등장하다니, 사람 일은 정말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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