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컨 리마 '나의가치'
로레알 첫 여성 대표 제이미 컨 리마
출생 직후 입양, 방황했던 불량 소녀
'진짜 나' 받아들인 후 자존감 회복
자존감 없는 성취는 중독·자기 방해
남의 인정에만 자기 가치 둬선 안돼
우리는 누구나 사랑받을 가치 있어
출생 직후 입양됐지만 바쁜 부모 밑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해 방황했고, 결국 청소년 구금시설에 수감되기도 했던 불량소녀. 낮은 자존감 탓에 일방적인 인간관계에 상처받았던 여성. 스트립 클럽에서 음료를 나르며 생계를 이어갔던 불안정한 피고용인. 어린 시절 버림받은 기억 때문에 정당한 해고조차 주저했던 관리자.
이 책은 힘든 시기를 지나 잇코스메틱스 창립자이자 오프라 윈프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연자로 성장한 제이미 컨 리마의 여정을 담은 자기고백서다.
어린 시절 그는 어려운 환경과 낮은 자존감으로 힘겨워했다. 친부와 친모의 짧은 만남으로 태어나 곧바로 입양됐지만, 엄마는 늘 바빴고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는 스스로 돌보기도 버거운 상황이었다. 어린 제이미는 따뜻한 품에 안기기를 간절히 원했으나, 그 소망은 쉽게 충족되지 않았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재능으로 영업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내면은 늘 공허했고 불안했다. 자유연애를 표방한 애인은 복잡한 여자관계로 그를 자주 울게 만들었다. 방송 앵커 시절에는 피부 트러블로 해고될까 두려워 떨었다. 짙은 화장을 해도 트러블이 드러난다는 피드백이 이어폰을 통해 들려올 때면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마치 모래 위에 세운 성처럼 일상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늘 그를 따라다녔다.
인생을 다른 눈으로 보게 된 데에는 심리상담, 주변의 조언, 그리고 믿음직한 친구가 전해준 기독교 신앙이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점차 성취 위에 자존감과 자신감을 단단히 세우며 삶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책은 이러한 변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삶의 대부분을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며 내 운명을 의심"했던 과거에서 "있는 그대로 충분하고 소중하며, 사랑과 소속감을 온전히 누릴 자격"을 갖춘 삶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솔직하게 담아낸다. "식당 웨이트리스가 12억달러 규모의 사업체를 일궈냈다"는 메마른 수식 이면에 자리한 "자신의 가치를 믿는 법을 어떻게든 깨우친 여자, 태어나면서부터 입양됐지만, 자신이 선택받았고, 신의 의도로 목적을 지니고 태어났음을 받아들인 여자, 영혼 깊은 곳에서 우리는 모두 자격이 충분하고 누구나 사랑받을 가치가 있음을 아는 여자"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제이미 컨 리마는 자택 거실에서 잇코스메틱스를 시작해 미국 최고급 화장품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이후 로레알에 12억달러에 매각하며 3년간 대표직을 맡아 로레알 100년 역사상 첫 여성 대표가 됐다. 그녀가 강조하는 성공 비결 중 하나는 자존감과 자신감의 차이다. 자존감은 '있는 그대로 충분하다'는 내면의 믿음이고, 자신감은 재능과 기술에 대한 자기 평가다. 그는 "강인한 자존감이 없는 강인한 자신감은 종종 우리를 갇혀 있게 해서 위험을 무릅쓰는 것을 두려워하고, 거절을 두려워하고, 잠재적인 실패를 두려워하게 한다"고 말한다.
그는 또한 자존감 없는 성취가 중독, 자기 방해, 불건전한 인간관계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특히 공동의존, 즉 타인에게 과도하게 기대며 자신의 가치를 남의 인정에만 두는 위험성을 지적한다.
잇코스메틱스 역시 자존감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주사 피부염으로 고통받던 그는 어느 날 화장을 하지 않고 외출했다가, 같은 피부 고민을 가진 여성이 건넨 묵묵한 미소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자신의 약점을 드러낼 때, 다른 이들의 수치심도 함께 줄어든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모든 소녀와 여성이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내가 필요하다"는 사명감으로 이어졌다.
여러 투자자들은 공감보다 경쟁심을 자극하는 브랜딩을 제안했고, 누군가는 "당신 같은 체형의 여성에게서 화장품을 사지 않을 것"이라며 모욕적인 말을 퍼부었다. 그러나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6년 뒤 최대주주로서 회사를 12억달러에 로레알에 매각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그는 "거절은 신의 보호막이었다"고 회상한다.
제이미 컨 리마는 인간이 행복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잠재의식은 편안함을 더 추구한다고 강조한다. 진정한 행복은 '진짜 나'를 발견할 때 가능하다. "만약 거절이나 실패가 두렵지 않다면, 당신은 삶에서 무엇을 하겠는가?"라는 질문은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다.
책에는 실제 경험에서 나온 아포리즘이 곳곳에 담겨 있다. 또한 저자의 신앙관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며, 마지막에는 신앙을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대목도 있다. 이는 독자에 따라 몰입도에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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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치 | 제이미 컨 리마 지음 | 허선영 옮김 | 알레 | 484쪽 | 2만3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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