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프랑스·독일 극우 정당 선전
선거 기간 남았으나 정치권 혼란
이민자 증가로 기성 정당에 반감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극우 또는 포퓰리즘 정당 지지율이 나란히 선두로 뛰어올랐다. 연합뉴스는 3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해 "이탈리아, 핀란드, 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선 이미 극우 정당이나 반이민 정당이 정부에 진입했지만, 유럽 경제 '빅 3'을 구성하는 나라에서 극우·포퓰리즘 정당이 동시에 지지율 선두를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먼저 프랑스의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은 올해 여론조사에서 계속해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지난달 여론조사에 따르면 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가 지지율이 36%로 1위를 기록했다. 차기 대선에서는 프랑스 극우 간판 정치인인 마린 르펜 의원 또는 바르델라 대표가 RN 후보로 선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영국에서는 포퓰리즘 정당인 영국 개혁당의 지지율이 지난 6개월간 급등해 집권 노동당과 야당 보수당을 앞서가고 있다. 또 독일에선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이 연초부터 중도 보수 기독민주당(CDU)과 접전을 벌여오다 최근 상승세를 보였다.
WSJ은 극우의 득세를 두고 "유럽 많은 지역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민자 급증과 물가 급등이라는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일어났고, 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이런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여론 양극화를 부채질했다"고 짚었다.
컨설팅 회사 맥라티 어소시에이츠의 유럽 책임자 제레미 갈롱은 WSJ에 "경기 침체와 급격한 이민이 결합한 악순환이 많은 유권자를 기성정당에 대한 반감으로 이끌었다"며 "영국의 작은 도시부터 프랑스 시골, 독일 마을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은 전통 엘리트들이 자신들을 얕잡아보거나 자신들의 걱정을 무시한다고 느낀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특히 독일과 영국은 역대 최대 규모의 이민자 유입을 기록하며 반이민 정서가 높아지고 있다. 독일에서 해외 출신 거주자의 비율은 지난 2017년 15% 남짓에서 2024년 2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의 2021∼2024년 합법 이민자 수는 약 450만명으로, 이들은 주로 중국, 인도,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집계됐다. 합법적 이민자에 더해 매년 영국해협을 건너 불법 입국하는 사람들도 수만 명에 달한다. 불법 입국자 수는 8월 말 기준으로 올해만 2만 9000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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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극우 정당들은 반이민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독일 AfD는 불법 이민자 추방, 독일의 유럽연합(EU) 탈퇴, 홀로코스트 추모 문화 재검토 등을 주장한다. 또한 프랑스 RN은 반이민, 반이슬람을 내걸며 "무슬림들이 프랑스 공화국의 세속적 가치를 침해하고 있으며, 노동자와 중산층 가정의 생활 수준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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