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를 받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리사 쿡 이사를 해임하며 Fed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쿡 이사에게 해임을 통보하는 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택담보대출 관련 의혹을 해임 사유로 꼽으며 헌법 2조와 1913년 연방준비제도법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쿡 이사를 이사직에서 즉각 해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한에서 "미국민은 정책 입안과 Fed 감독을 맡은 이사들의 정직성을 완전히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금융 사안에서 당신의 기만적이고 범죄일 수 있는 행동을 고려하면 미국민들은 당신을 신뢰할 수 없으며 나도 당신의 진실성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빌 풀테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은 팸 본디 법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쿡 이사의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제기했다. 풀테 청장은 쿡 이사가 2021년 미시간주 부동산에 20만3000달러, 조지아주 부동산에 54만달러 대출을 각각 받으며 이들 부동산이 주거용이라고 밝혔지만, 조지아의 부동산을 2022년 임대로 내놨다고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의 사퇴를 촉구해왔다.
연방준비제도법에 따르면 직무상 태만이나 불법 행위를 입증할 수 있을 경우에만 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 그러나 쿡 이사는 현재 기소되지 않았고,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지도 않았다. 쿡 이사는 2022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해 2038년까지 임기가 보장돼있다.
이번 해임 통보는 Fed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Fed에 금리 인하를 촉구하며 이에 따르지 않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을 압박하고 있다. 스티븐 마이런 지명자를 포함해 Fed 이사 7명 중 3명이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이다. 쿡 이사를 내쫓고 그 자리에 충성파를 앉힐 경우 Fed에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더욱 세질 전망이다. 경제학자들은 성급한 금리 인하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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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쿡 이사가 떠나면 트럼프 대통령이 Fed 이사로 충성파를 임명할 가능성이 높아, Fed의 독립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치를 트럼프 대통령이 Fed 이사회에 취한 가장 공격적 조치 중 하나로 꼽으며 금융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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