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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우먼톡]韓美 외교의 링 매치, 긴장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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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 승패 가리기 어려운 외교 매치
후속 조치 검토·美北 회동 주시해야

[K우먼톡]韓美 외교의 링 매치, 긴장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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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지럽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15일 알래스카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두 알파맨이 대단한 역사적인 딜이 벌어질 것처럼 요란하게 만났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무대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성조기 문양의 가운을 입고 "우크라이나에 종전을!" 외치며 등장했고, 푸틴 대통령은 쌍두독수리 문양의 가운을 입고 매서운 눈빛으로 링 위에 올랐다.


트럼프 선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제 끝내야지 않겠냐" 라며 잽을 날리고, 푸틴 선수는 "휴전은 가능하지만 조건이 맞아야지"라면서 슬쩍 피한다. "무조건 휴전부터 하고 조건은 협상하자"면서 트럼프 선수가 다시 펀치를 날리지만, 노련한 푸틴 선수는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양보해야지"라면서 트럼프 선수의 펀치를 막으며 꼭 껴안고 라운드 종료 신호를 기다린다.


종료 벨이 울리자 트럼프 선수는 "위대한 하루였다. 이제 푸틴은 나를 위해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할 것이다"며 승리의 포즈를 취한다. 푸틴 대통령은 장황하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정당성과 종전을 위한 요구사항을 늘어놓고는 "승자는 나야"라는 표정으로 링을 떠났다. 표면상으로는 무승부이지만 노련한 푸틴이 우세했다는 평을 받은 한판이었다.


이제 세계의 시선은 바로 오늘 워싱턴에서 열릴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링 매치에 쏠리고 있다. 외교의 링에는 체급별 매치가 없다. 헤비급과 라이트급이 같은 링 위에서 겨루기도 한다. 거구의 트럼프 대통령이 헤비급이라면 이 대통령은 미들급이다. 헤비급은 강력한 한 방의 펀치가 있지만, 미들급은 빠른 발놀림과 정교한 펀치가 있다. 복싱에서는 뭐라 해도 헤비급의 펀치가 압도하겠지만 외교의 링에서는 스피드와 기술이 더 중요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외교의 링이 더 흥미진진한 것이다. 트럼프 선수는 한편의 쇼로 끝난 알래스카 미·러 회담과 달리 이번엔 미국의 힘을 보여주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고 "America First" 가운을 입고 우람하게 등장할 것이다. 이에 질 새라 이 대통령은 태극 문양이 새겨진 가운을 입고 "공정과 균형"을 외치며 입장할 것이며, 상대에게 미소를 보내면서도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결의에 찬 눈빛으로 링 중앙에 선다.


트럼프 선수가 얼마나 강력한 한 방을 날릴 것인지, 이 선수가 펀치를 잘 피하면서 재빠른 발놀림으로 계속 잽을 날려 선방을 할 것인지, 승부는 몇 대 몇으로 나올 것인지, 또는 두 선수 모두 자신의 승리를 외치면서 링을 내려올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할 수 있다. 예상하건대 두 선수 모두 자신이 더 우세했다, 선방했다는 승리의 V자를 그리며 첫 대결의 장에서 내려올 것이다.


복싱 시합과 달리 외교의 링에서 승패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링에서 내려온 후에 나온다. 승리를 외치는 자화자찬이 미국으로서는 큰 문제가 아니나, 미국이라는 골리앗과 대결하는 우리로서는 정신승리에 만족할 여유가 없다. 관세, 투자, 동맹관계, 주한미군 운용, 방위비, 중국 견제, 북한 문제 등을 두고 날린 펀치와 훅, 어퍼컷, 잽 등 다양한 기술의 조합이 정교했고 효과적이었는지, 앞으로의 시나리오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하며 후속 조치 협상과 이행, 그리고 앞으로 계속될 시합을 위한 보다 나은 전략과 실력 함양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또 한 번의 링 매치가 있다. 트럼프와 김정은 간 회동은 우리 정부가 원하는 바일 수도 있다. 알래스카의 미·러 매치에서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소외됐는지에 대한 경각심도 낮추어서는 안 될 것이다. 관중석에서 응원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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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하 전 주영국대사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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