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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선 사모펀드]②'토종'만 피해보는 제도… 설자리 없는 중·소형 P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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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국내에 바이아웃 사모펀드가 등장한 지 20년째다.

PEF 업계 관계자는 "PEF 출자에 RWA를 일률적으로 400%를 적용하면서 금융지주 산하 LP들, 특히 캐피털사 등이 출자 규모를 큰 폭으로 축소했다"며 "결국 국내 자본에 손을 벌리지 않는 외국계 PEF만 이득을 보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이 돈줄을 조이는 가운데, 국민연금 등 국내 주요 출자자들도 PEF를 대상으로 한 펀드 출자에 보수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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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WA 족쇄에 은행 PEF 출자 제동
국민연금 등 '큰손'도 홈플러스 사태에 거리두기
대형 GP에 돈 쏠리는 양극화 심화
규제 더해지면 외국계 PEF 경쟁력만 강화

편집자주국내에 바이아웃 사모펀드(PEF)가 등장한 지 20년째다. 성년이 된 PEF 업계엔 위기감이 흐르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PEF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평등 원칙을 내세운 상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도 PEF 활동 반경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곡점에 서 있는 국내 PEF의 현재와 미래를 3회에 걸쳐 조명해 본다.

국내 PEF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 '큰손'들이 PEF를 대상으로 한 출자를 연기하거나 규모를 줄이면서다. 정치권에서는 PEF 규제 강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어떠한 규제도 받지 않는 외국계 PEF만 키우는 결과로 이어지며, 해외 자본의 국내 시장 장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은행권 PEF 출자 크게 줄어
[변곡점 선 사모펀드]②'토종'만 피해보는 제도… 설자리 없는 중·소형 P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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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본시장의 큰손 가운데 하나인 시중은행들은 올해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기조를 강화했다. RWA 증가가 보통주자본비율(CET1)에 영향을 줘 밸류업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CET1 비율은 금융사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 비율에 따라 주주 배당 여력이 결정된다.


2023년 세계적으로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의 바젤3 규제가 도입되면서 국내에서도 은행지주 단위의 자본건전성 관리가 강화돼 왔다. 바젤3가 도입되며 RWA 가중치를 적용하는 방식에 변화가 생겼는데, 매매 목적의 비상장 주식 거래에 대해서는 400%의 위험가중치를 적용한다는 내용이 더해진 것이다.


이는 100억원을 PEF에 출자하면 RWA는 400억원을 적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스레 은행뿐만 아니라 캐피털 등 금융지주 계열사들이 모두 RWA 부담을 낮추기 위해 출자 규모를 줄이거나 보수적으로 출자를 진행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특히 올 초 홈플러스 사태 이후 새마을금고와 연기금·공제회 등이 지갑을 닫으며 PEF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은행권까지 RWA 관리 탓에 출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중·소형 하우스들은 펀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PEF 업계 관계자는 "PEF 출자에 RWA를 일률적으로 400%를 적용하면서 금융지주 산하 LP들, 특히 캐피털사 등이 출자 규모를 큰 폭으로 축소했다"며 "결국 국내 자본에 손을 벌리지 않는 외국계 PEF만 이득을 보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PEF 역차별 막아야"
[변곡점 선 사모펀드]②'토종'만 피해보는 제도… 설자리 없는 중·소형 PEF

은행권이 돈줄을 조이는 가운데, 국민연금 등 국내 주요 출자자(LP)들도 PEF를 대상으로 한 펀드 출자에 보수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홈플러스 사태의 영향이다. 보다 엄격해진 펀드 출자에 중·소형 PEF의 입지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업계에선 가뜩이나 위축된 시장에서 규제까지 강화되면 중·소형 PEF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 현황' 자료를 보면 대형 운용사(GP)를 중심으로 자금 집중 현상이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GP 규모별 약정액 비중을 보면 대형 GP(출자약정액 1조원 이상)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60.4%에서 지난해 66.2%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소형 GP(출자약정액 1000억원 미만)는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이 5.3%에서 4.6%로 줄었다.


올해 1~7월까지 이뤄진 PEF 관련 출자에서도 대형 GP 쏠림은 뚜렷했다. 이 기간 국민연금과 한국산업은행·성장금융, 공무원연금, 원자력공단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총회연금 등 주요 LP가 출자한 금액은 2조4200억원이다. 선정된 운용사 면면을 살펴보면 MBK파트너스·IMM PE·JKL파트너스 등 이름이 알려진 대형 GP들이 대다수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중소형 GP가 담당하는 미드캡 시장(중소·중견기업 인수합병)에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 대형과 중형, 소형 등으로 리그를 나눠 출자한다"면서 "하지만 최근엔 소규모 출자 사업에도 대형 GP들이 진입하고 있는 상황인데, 투자이력이 검증된 곳을 선호하니 대형 GP로 돈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선 PEF 활동을 규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피인수 회사의 주식과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키고 회사채를 발행해 인수 대금을 갚는 차입인수(LBO)를 규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중·소형 PEF 관계자는 "정책 펀드를 따내면 은행권에서 해당 펀드와 매칭해 펀드를 확장하는데, 대형 GP가 출자 사업을 독식하다 보니 민간에서 돈을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여기에 규제까지 더해진다면 중·소형 회사는 많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곡점 선 사모펀드]②'토종'만 피해보는 제도… 설자리 없는 중·소형 PEF

이에 따라 PEF 규제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시장 및 규제 환경을 감안한 PEF 규제 접근 방식' 보고서를 통해 규제 도입 시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도록 정비해 국내 PEF만 피해를 보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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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칫 국내 대기업 바이아웃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해외 PEF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 채 국내 회사와 펀드만 위축되는 규제 차익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면서 "규제 차익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PEF 규제 개편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규제 표준과 관행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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