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정청래 당선, 김어준이 李대통령에 승리한 것"

"정청래, 여당 대표로서 책임과 무게 느껴야"
"국힘, 언제든 여당에 협조할 준비돼 있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찬대 의원을 꺾고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에 당선된 가운데,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정청래 당 대표 당선은 김어준과 이재명 대통령의 대결에서 김어준의 승리"라고 분석했다. 4일 나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죽하면 이재명 대통령도 정 대표와의 통화에서 당·정·대 일치를 언급했다고 하지 않나"면서 "일치를 이야기하지만, 미래를 위한 권력의 묘한 균열을 이제 곧 볼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은 자칫 선명성 경쟁으로 국민에게 손해가 되거나 국민의 염장을 지를 것"이라고 운을 뗐다.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 국회사진기자단

이어 그는 "자진 사퇴 형식으로 장관 지명 철회를 한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지명자와의 통화가 정 대표의 첫 행보라는 것"이라며 "정 대표는 두 가지를 공언한다. 첫째는 내란 종식과 그를 위한 국민의힘 해산, 둘째는 언론·사법·검찰개혁을 빙자한 장악이다. 한 마디로 고약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을 내란 세력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 그는 "계엄이 내란과 같아지는 것이 아님은 법사위원장·탄핵소추 위원장을 한 정 대표가 모를 리가 없다"면서 "오죽하면 헌법재판에서 내란죄를 탄핵 사유에서 철회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사실상 내란·국헌 문란은 민주당이 먼저 시작"

지속해서 특검과 정당 해산을 언급하는 정 대표를 향해 나 의원은 "내란 특검, 내란 정당 해산. 누가 사실상 내란·국헌문란을 시작했나"라며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는 것이 내란"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2022년 대통령 선거 직후부터 조기 대선을 외치며 무차별 탄핵·특검, 무자비한 법안 통과, 무조건 예산 삭감으로 국정을 꽁꽁 묶어 대통령제가 작동 못 하게 국헌을 문란 시킨 세력이 누구인가. 그 중심에 바로 법사위원장 정 대표가 있지 않았나"라며 "국정 발목잡기로 인한 국헌문란의 중심이자 주범이 정 대표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4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나아가 나 의원은 "정 대표는 '국민의힘 사과'를 운운할 게 아니라 과거에 저지른 국헌문란에 대해 먼저 사과하라"면서 "계엄이란 방법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다수당의 패악질이 견제라는 본래의 기능을 넘어 대통령제를 궤멸시킨 것 아니었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나 의원은 "정중히 한 마디 충고한다. 미래권력을 꿈꾼다면 이제라도 고약하고 추한 언어의 정 대표가 아니라 여당 대표다운 책임과 무게, 원칙과 법치로 돌아가라"며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의 헌정질서를 존중해달라. 우린 언제나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여당에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