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수사·기소 별개조직으로…'의무적 협력' 전제해야"

시계아이콘01분 36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검찰 개혁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수사와 기소를 담당하는 기관 자체를 나누는, 이른바 '조직분리'가 타당하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검찰청이 사라지면 보완 수사 요구 등 검사의 견제 역할도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수사기관과 기소기관 사이의 '의무적'인 협력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수사·기소 별개조직으로…'의무적 협력' 전제해야" 픽사베이
AD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조순열)는 한국비교형사법학회(회장 최호진), 한국법령정책연구원(원장 오영근),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원장 이주원)과 함께 8월 1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형사사법체계 개혁의 쟁점-수사·기소 분리'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오병두 홍익대 법대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4대 검찰개혁법안'에 대해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이루어진 '기능분리'를 넘어선 '조직분리'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4대 검찰개혁법안은 검찰청 폐지, 공소청 신설, 행정안전부 산하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그리고 공수처, 중수청, 경찰 국수본의 수사권을 아우를 국가수사위원회 신설 등을 포함하고 있다.


오 교수는 조직을 나눈다 하더라도 "검사의 수사권 자체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조건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수사와 기소 중 무엇에 더 무게를 둘지의 문제일 뿐, 공소청이라고 해서 반드시 기소 기능만 남겨야 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사가 보완 수사 요청을 넘어서 과거처럼 경찰의 수사를 다시 직접 수행하는 '이중 수사'는 허용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공수처, 중수청, 경찰청 등으로 수사기관을 다양화하려는 이유는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 피의자가 여러 수사기관에서 중복으로 조사받게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토론에 참여한 임현경 법률신문 기자는 공소청이 기록 검토만으로 기소할지 판단하면 초동 수사 미비를 바로잡기 힘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이 피의자로 송치된 지적장애인을 직접 면담한 뒤, 오히려 피해자라는 사실을 밝혀낸 사례를 소개했다.


이에 대해 오병두 교수는 "조직을 분리한 뒤에도 검사가 자체적으로 보완 수사를 했다면, 오히려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수사와 기소를 형식적으로만 분리할 게 아니라, 적절한 범위 내에서는 기능을 유연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소청과 수사기관 사이의 '협력의무'도 논의됐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인 김면기 경찰대 법학과 교수는, 수사와 기소 분리 전통이 깊은 영국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1990년대 영국에서도 국가기소청이 수사지휘권을 요구했다. 검사들은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청해도 무시되거나 거부되는 일이 잦다고 호소했다.


'형사사법에 관한 왕립위원회'(런시먼 위원회)는 이에 대해, 검사(기소청)가 수사를 지휘하면 경찰의 책임이 흐려진다며, 수사 책임은 경찰에 있고 검사는 재판에 필요한 증거에 대해 조언만 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또 법률 전문가가 수사에 반드시 더 능통하다고 볼 수 없고 수사 지휘는 수사결과를 평가하는 본연의 역할과 충돌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공동실행계획'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공동실행계획은 검사가 수사기관에 일방적으로 요청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증거가 왜 필요한지 경찰과 합의해 문서로 남기는 방식이다. 이 문서는 검사가 기소를 결정하거나 이미 기소된 사건을 보완할 때는 물론, 수사 중에도 작성해 전반적인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김 교수는 "만약 공소청이 생긴다면, 검사가 수사기관에 파견돼 사건 정보를 공유하고 법률 자문을 맡는 방안도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형사절차 각 단계에서 기관 간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며 "조직을 나누려면 무엇보다 이 협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AD

박성동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