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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페루 지상무기시장 독점 조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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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장갑차 등 지상무기 도입
배타적 공급권리 확보 명문화
단순 수출 넘어 핵심 파트너십
콜롬비아·동남아 등 확대 필요

현대로템이 지난해 페루 육군 조병창과 체결한 지상무기에 대한 총괄협약에 배타적 권리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페루 육군이 향후 전차나 장갑차 등 지상무기를 도입할 때 현대로템을 통해서만 수입 절차를 진행한다는 조건을 명문화했다는 것이다. 외국 기업에 조달 독점권을 부여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현대로템이 페루 지상무기 사업에서 실질적인 주도권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현대로템, 페루 지상무기시장 독점 조달권 현대로템 K2전차. 현대로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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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해 11월 페루 조병창과 '지상장비 협력 총괄협약'을 체결하면서 해당 무기를 자사를 통해서만 들여오도록 하는 배타적 공급 권리를 확보했다. 이는 페루 군 당국이 현대로템을 지상무기 조달의 독점 창구로 지정한 것으로, 타사와의 협력 가능성을 배제한 조치로 풀이된다.


페루 육군이 외국 기업에 독점 권한을 부여한 배경에는 과거 지상무기 도입 과정에서 겪은 혼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페루는 그동안 전차, 장갑차 등 여러 지상무기를 납품업체별로 개별 계약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하지만 조달 절차가 복잡해지고, 계약 단계마다 시간과 비용이 과다하게 소요되는 문제가 따랐다. 페루 군 당국은 이런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단일 공급 파트너를 중심으로 조달 체계를 단순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했고, 그 결과 현대로템이 낙점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5월 페루 조병창이 발주한 차륜형 장갑차 공급 사업을 수주하며 중남미 시장에 진입했다. 당시 기술력과 사업 수행 능력을 인정받으며 신뢰를 확보했고, 이후 페루 정부, 국방계 주요 인사에게 K2 전차, 지휘소용 차량, 무인차량 'HR-셰르파(SHERPA)' 등 미래전투체계 전반을 제안하며 협력 범위를 확장해 왔다.


지난해 5월 K808 장갑차 계약 당시 STX엔진이 계약 주체로 참여하면서 발생한 수익 배분 구조 문제도 독점권 협약 체결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당시 STX엔진이 계약 주체로 참여하면서 K808을 만들어 공급한 현대로템은 수익 일부를 배분해야 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후 현대로템은 자사 제작 장비에 대한 정당한 계약 지위 확보를 위해 페루 당국과 직접 협의에 나섰고, 그 결과 공급 체계가 재정비됐다는 것이다.


방산업계에서는 우리 방산기업이 단일국 군수 조달 체계의 독점 파트너로 지정된 사례는 드물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미국, 이스라엘 등과 전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중남미 국가가 한국 기업에 '배타적 권리'를 명문화한 것은 "공급자 신뢰도 확보와 기술이전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현대로템, 페루 지상무기시장 독점 조달권

전문가들도 이번 협약이 단순한 수출을 넘어선 전략적 파트너십 형성이라고 평가했다.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과정 교수는 "페루가 현대로템을 핵심 파트너로 인정한 결정"이라며 "수의계약을 지양하는 문화에서 배타적 권리를 부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페루 간 방산·자원·IT 협력이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방산이 장기 협력 틀에 편입된 것"이라며 "이 모델을 콜롬비아, 동남아 등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무기 수입국은 보통 복수 업체와 경쟁을 통해 계약을 맺는다"며 "배타적 조항은 방산 분야에서 기술 유출 방지 목적 등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로템 무기에는 미국 하니웰의 항법 장치 등 미국 기술이 포함돼 있어 수출 시 미 국무부의 승인(라이선스)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그런 조건 속에서도 한국 기업이 독점 권한을 확보한 것은 신뢰와 기술력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현대로템은 이번 협약을 통해 페루의 지상무기 현대화 계획 전반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페루는 현재 노후 전차와 장갑차를 교체하는 국방 개혁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며, 업계는 이번 협약이 K2 전차, 계열 차량, 장갑차 후속 물량 등 핵심 사업에 대한 우선권 확보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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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추가 계약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협약서에 명시된 배타적 조달 조항을 고려할 때 향후 대규모 공급 계약이 현대로템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단순한 양해각서(MOU)가 아닌, 실질적 구속력을 지닌 계약"이라며 "국내 유일 전차 생산기업으로서 수십 년간 축적한 기술과 경험으로 페루 군 현대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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