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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민관협동 강조하면서 규제 압박…재계 "균형 잃은 일방통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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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 전 美 달려간 총수들
국회선 노란봉투법 처리 속도
재계 "끊임없는 쟁의행위 발생"
"협상만 하다 끝나" 고충 호소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앞두고 민간 기업과의 공조를 강조하고 있지만 국회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같은 규제성 입법이 속속 추진되자 재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미국 측의 관세 부과를 막기 위해 국내 기업의 투자와 협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입법 측면에선 여당 주도로 오히려 기업에 불리한 제도 변화가 예고되면서 양면적 태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과거와 달리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민관이 전략적으로 협조하는 '신(新) 민관협동체제'가 작동하는 상황에서, 국회가 시기와 정합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규제 입법을 병행하는 것은 협상 동력은 물론 국가경쟁력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재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30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주요 업종별 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노동조합법 개정 중지 촉구를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업의 투자결정, 사업장 이전, 구조조정 등 사용자의 고도의 경영상 판단까지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개정안에 따르면 노조가 불법행위를 하더라도 사실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어 산업현장은 1년 내내 노사분규와 불법행위로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新민관협동 강조하면서 규제 압박…재계 "균형 잃은 일방통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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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은 조선·건설 등 업종에서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단체는 "국내 제조업이 자동차·조선·건설 등 업종별로 다단계 협업체계로 구성된 상황에서 원청 기업들을 상대로 끊임없는 쟁의행위가 발생해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가 붕괴할 것이 자명하다"며 "특히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주목받고 있는 조선업의 경우 제조업 중에서도 협력사 비중이 높아 노조법 개정으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전날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8단체도 공동 입장문을 통해 "정부와 국회, 기업이 위기 극복을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국회가 기업활동을 옥죄는 규제 입법을 연이어 쏟아내는 것은 기업들에 극도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관세 협상의 결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자승자박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선·철강·반도체 등 당장 미국 내 투자를 계획 중인 기업들 사이에서도 규제 입법이 협상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 관계자는 "조선업이나 건설업은 경기 사이클을 타는 업이기 때문에 모두를 직고용해 운영하긴 어렵고 협력업체 수가 많은 편일 수밖에 없다"며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회사 운영에 쓸 시간이 수백 개 협력업체와 협상하다가 끝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인공지능(AI) 등장 이후 전 산업의 흐름이 상당히 빨라졌는데 파업이 생활화한다면 경영적 판단이 늦어질까 우려된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의 관계자도 "기업이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규제를 해줘야 하는데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조치를 취해서 죽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며 "취지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속도 조절이라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최근 미국과의 관세 협상 시한(8월1일)이 임박한 가운데 경제 산업계 주요 인사들도 정부 협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미국행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각각 워싱턴D.C. 출장을 통해 투자 계획과 협력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370억달러(약 54조원) 규모의 미국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했으며, 테슬라와 22조8000억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한화그룹도 올해 초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마무리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MASGA) 구상에 참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新민관협동 강조하면서 규제 압박…재계 "균형 잃은 일방통행" 연합뉴스

재계는 이처럼 현지 공장 증설과 기술 협력, 공급망 강화 등을 통해 정부 협상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별개로 추진하는 규제성 입법은 정책 신뢰와 일관성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의 단체교섭권을 원청까지 확장하고, 파업 손해배상 청구를 제약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원·하청 구조로 운영되는 제조업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관세 협상 카드로 거론되는 현지 공장 설립 추진 시 파업으로 발목이 잡힐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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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은 기업의 책임을 하도급 노동자까지 확대해 하청 노동자가 원청과 교섭할 수 있도록 한다.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제한 대상도 확대한다. 현재는 임금협상 결렬 등에만 파업이 가능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구조조정, 공장 해외이전 등을 이유로도 파업할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부와 기업이 발맞춰 가도 생존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국회의 입법 방향이 이런 흐름과 어긋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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