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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EU 관세협상서 굳어진 '15%관세+대규모투자'…韓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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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과 유럽연합이 잇달아 미국과의 협상에서 '대규모 투자 약속+관세 인하' 모델로 타결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금융지원을 약속했고, EU는 6000억달러 규모의 투자와 7500억달러 상당의 에너지·군사 장비 구매를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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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EU 관세협상서 굳어진 '15%관세+대규모투자'…韓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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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잇달아 미국과의 협상에서 '대규모 투자 약속+관세 인하' 모델로 타결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금융지원을 약속했고, EU는 6000억달러 규모의 투자와 7500억달러 상당의 에너지·군사 장비 구매를 수용했다. 양쪽 모두 미국이 예고했던 25~30% 관세율을 15%로 낮췄지만 실제 합의 내용을 보면 양보의 폭은 표면적 관세 인하 이상의 수준이었다.


28일 백악관 팩트시트와 일본 정부 자료(합의 개요문)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의 추가관세 25%를 15%로 낮추는 대신 정부계 금융기관을 통해 최대 5500억달러 규모의 출자, 대출, 대출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개요문에는 출자 시 미·일 간 이익 분배 비율을 9대 1로 한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한 '90% 수익 귀속'이 일본 측 문서로도 확인됐다.


이는 일본이 직접적인 현금 투자가 아니라 미국 주도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사실상 공적 금융으로 뒷받침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투자 결정권과 운용 주도권은 미국 측에 집중되고, 일본은 리스크를 부담하면서도 수익 배분에서 불리한 위치에 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사실상 '자금 제공자' 역할에 머물게 된다는 얘기다.


특히 이번 합의에는 최혜국대우(MFN) 조항이 포함돼 있어 MFN 세율이 15% 이상인 품목에는 추가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15% 미만인 품목에는 15%가 적용된다. 미국이 15%를 사실상 하한선으로 설정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자동차 분야에서 일본의 양보는 두드러진다. 현재 자동차의 MFN 세율은 2.5%에 불과하지만 추가관세를 절반으로 감면하는 방식으로 최종 15% 수준이 적용됐다. 개요문은 또 "일본 기업의 미국 투자 등을 통한 경제안보상 중요한 9개 분야에서 미·일이 협력한다"고 명시했다.

日·EU 관세협상서 굳어진 '15%관세+대규모투자'…韓 전략은

반도체, 의약품, 철강, 조선, 중요 광물, 항공, 에너지, 자동차, 인공지능(AI)·양자 등 9개 분야가 포함됐으며, 일본은 이들 분야에서 미국 내 공급망 구축에 참여하게 된다. 농산물과 에너지 구매 확대도 포함됐다. 미국산 바이오에탄올, 대두, 옥수수, 비료, 반도체, 항공기 구매가 확대되고, 쌀은 최소접근(MA) 제도를 활용해 필요시 조달하기로 했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도 안정적으로 장기 구매하며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검토도 약속했다. 비관세 장벽 완화도 합의 대상이 됐다. 일본은 자국 교통환경에서 안전성이 인정된 미국산 승용차를 추가 시험 없이 수입할 수 있도록 하고, 클린에너지자동차(CEV) 보조금 제도 운용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런 일본의 합의 구조는 곧이어 체결된 미·EU 협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EU는 6000억달러 규모의 투자와 7500억달러 상당의 에너지, 군사 장비 구매 확대를 약속했고, 미국은 대부분의 EU산 제품에 15%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일부 전략 품목에는 제로 관세가 적용되지만, 법적 구속력이 확실한지는 불분명하다. 다수의 외신에서는 "미국이 일본에서 만든 협상 틀을 EU에도 적용했다"며 "투자와 규제 완화까지 포함한 복합 패키지 모델이 사실상 전형화됐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협상 패턴은 한국에도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한다. 미국은 이미 한국에 4000억달러 규모의 '제조업 협력 펀드' 설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 정부는 1000억달러 규모의 대응안을 내부 검토 중이지만 일본과 EU가 모두 15% 관세선에서 합의한 상황에서 한국이 이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익명을 요구한 통상 전문가는 "MFN 조항으로 인해 15%가 사실상 하한선으로 굳어졌다"며 "한국이 이보다 낮은 관세율을 확보하기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투자 구조를 공동 설계하고 운용권과 수익권을 확보하는 조건부 협상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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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일본식 모델을 그대로 따를 경우 막대한 자금을 제공하고도 운용권과 수익에서 배제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전략 산업에서 미국 중심의 투자 구조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단순히 금액 경쟁을 지양하고, 투자 구조를 공동 설계해 운용권과 수익권을 확보하는 조건부 협상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공동 펀드 구조를 만들어야 실질적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며 "국익을 희생하는 협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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