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완도 '찜통 더위'…"외출 자제"
주민들 폭염주의보 속 무더위에 대피
장마가 물러나자 전남 남부지역이 맹렬한 폭염의 습격을 받고 있다. 해남과 완도에서는 체감온도가 30도를 훌쩍 넘어 사실상 야외 활동이 중단된 상황이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해남군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체감온도 34도, 완도군은 오후 4시 기준 31도를 기록했다. 두 지역 모두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불볕더위에 지친 주민들은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냉방시설이 갖춰진 실내 대피에 들어갔다. 해남읍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평일 오후에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붐비고 있다. 점포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 사이 아이스아메리카노 판매량이 평소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며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를 찾는 손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완도읍의 한 24시간 무인카페도 밤늦은 시간까지 더위를 피하려는 주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카페 운영자는 "전기요금이 부담돼 평소에는 새벽 시간 에어컨을 꺼두지만, 요즘엔 더위에 지친 주민들 모습을 보고 새벽에도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은 주민 보호에 나섰다. 해남군과 완도군은 오후 2~5시 실외 활동 자제를 요청했으며, 특히 농업 종사자들에게 정기적인 휴식과 작업 시간대 조정을 권고했다.
해남군 관계자는 "폭염 시간대 농작업은 열사병 등 중증 온열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밀폐 공간에서의 농약 사용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염은 고령층의 건강 상태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일부 노인 가구는 전기요금 부담 등으로 에어컨을 사용하지 못하고 선풍기에만 의존하고 있어 열사병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완도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관내에서 온열질환자 4명이 발생했다"며 "폭염특보가 내려졌을 때는 실외 활동을 피하고, 수분을 자주 섭취하며 실내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해남군과 완도군은 폭염주의보에 대응해 비상근무 TF팀을 가동 중이다. 주요 지역에는 스마트 그늘막과 쿨링포그 시설도 설치해 폭염 피해 최소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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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는 폭염 대비 비상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열사병 등 온열질환 발생 시에는 119 또는 가까운 보건소로 즉시 연락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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