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극심한 인력 유출 겪은 그리스
귀국 꺼리는 이유는 '낮은 임금'
"옛날의 그리스가 아니다" 귀국 촉구
귀국 시 7년간 소득세 50% 감면
그리스 정부와 기업들이 과거 경제 위기 당시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난 자국 인재들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니키 케라메우스 그리스 노동부 장관은 유럽 각국을 돌며 고국을 떠난 고숙련 노동자들의 귀환을 독려하고 있다. 케라메우스 장관은 그리스 고용주 대표단과 함께 영국 런던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여러 도시를 방문해 자국민들에게 '그리스가 옛날의 그리스가 아니니 돌아오라'라는 메시지를 전파하며 귀국을 촉구하고 있다.
그리스는 2009년 말 국가 부채 위기 이후 극심한 인력 유출을 겪었다. 특히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약 60만명의 근로자가 해외로 이주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젊은 고학력자들이었다. 이로 인해 그리스는 노동력 감소 등을 겪으며 경제 회복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리스 정부는 이들의 귀국을 장려하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해외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자국민에게는 귀국 시 7년간 소득세를 50% 감면해주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2020년부터 이 혜택을 이용한 사람은 약 6000명에 달한다. 또 2023년 발표된 통계에서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해외 이주자보다 귀국자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돼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도 적지 않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임금 수준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로, 고소득·고숙련 인재들의 귀환을 유도하는 데 여전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스 내 비정부기구인 브레인리게인(BrainRegain)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낮은 임금과 제한된 직업 전망, 능력주의 부재가 그리스인이 귀국을 꺼리는 주된 이유다.
그리스의 평균 임금은 2016년 이후 28% 상승했지만, 월급이 1600유로(약 260만원) 이상인 전문직 종사자들의 소득은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다만, 설문 대상자의 절반 이상은 개인적, 가족적 유대감을 이유로 귀국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약 32%는 따뜻한 날씨가 그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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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간 프랑스에서 일하다 귀국한 엔지니어 파나기오티스 칸티오토스는 동료들이 대부분 해외에 남아있다면서 "그리스가 더 많은 인재를 귀국시키고 싶다면, 단순한 감정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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