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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tage]'레이'로 시작해 '라라랜드'로 끝나는 라디오스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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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멤피스' 리뷰

온갖 간판과 광고지가 난잡하게 널려있는 어두운 밤거리. 백인인 주인공 휴이 칼훈이 혼자 흥겹게 몸을 흔들며 무대 오른편에서 등장한다. 휴이는 무대 앞으로 관객에게 다가왔다 뒤돌아서 무대 중앙의 '언더그라운드' 클럽 입구로 향한다. 유색 인종(colored)만 입장할 수 있다는 팻말이 눈에 띄지만 휴이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휴이가 마침내 클럽 문을 열면 어두운 밤거리의 무대 배경이 좌우로 갈라지면서 화려한 조명이 빛나는 상반된 분위기의 클럽 내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밴드가 신나는 음악을 연주하면서 눈과 귀가 즐거운 뮤지컬 '멤피스'의 시작을 알린다.


뮤지컬 멤피스의 시작 장면은 시각장애를 딛고 미국 소울 음악의 전설이 된 레이 찰스의 전기를 그린 2004년 영화 '레이'의 첫 장면을 연상케 한다. 영화는 레이가 연주를 위해 버스를 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백인 경찰이 레이에게 맹인 행세를 하며 공짜를 버스를 타려는 것 아니냐며 시비를 건다. 레이는 승차권을 샀다며 자신에게 버스를 탈 권리가 있다고 항변한다. '유색 인종(colored)'이라는 팻말이 걸린 버스 뒤쪽 좌석에 앉은 레이의 모습이 이어진다.

[On Stage]'레이'로 시작해 '라라랜드'로 끝나는 라디오스타 이야기 뮤지컬 '멤피스' 공연 장면 [사진 제공= 쇼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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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tage]'레이'로 시작해 '라라랜드'로 끝나는 라디오스타 이야기 뮤지컬 '멤피스' 공연 장면 [사진 제공= 쇼노트]

레이와 멤피스는 모두 20세기 중반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한다. 악명높은 인종차별 제도 짐 크로 법(Jim Crow Laws)이 1964년 민권법 제정으로 철폐되기 전이다.


뮤지컬 멤피스에서는 흑인과 백인이 식당에서 같이 식사를 할 수도 없다는 묘사가 나온다. 흑인과 백인이 같이 어울리는 모습도 백안시되던 시절, 휴이가 여주인공인 흑인 여가수 펠리샤와 어울리던 중 동네 건달들의 눈에 띄어 폭행당하는 장면도 묘사된다.


뮤지컬 멤피스는 1950년대 미국 남부 도시 멤피스를 배경으로 흑인 음악을 백인 사회에 알린 전설적인 DJ 듀이 필립스(Deway Philips)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듀이는 당시 멤피스에서 흑인과 백인 예술가 모두의 음악을 들려준 유일한 백인 진행자였다. 엘비스 프레슬리 노래를 최초로 송출한 DJ로도 유명하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멤피스에서 학창 시절과 무명 시절을 보냈다.


멤피스는 로큰롤 황제의 도시를 배경으로 로큰롤을 전파해 세상을 바꾸고 싶은 라디오 DJ 휴이와 흑인 클럽에서 노래하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가수 펠리샤의 꿈과 사랑을 그린다.


휴이와 펠리샤는 여러 난관에도 사랑을 키워간다. 음악이 이들을 이어준다. 휴이와 펠리샤가 음악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는 모습을 그리는 과정에서 신나고 흥겨운 음악과 군무가 이어진다. 멤피스의 음악은 미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본 조비의 키보드 연주자 데이비드 브라이언이 작곡했다. 똘끼 가득한 휴이는 신나는 음악 중간에 이어지는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중 엉뚱한 모습을 보이며 관객에게 웃음을 준다.

[On Stage]'레이'로 시작해 '라라랜드'로 끝나는 라디오스타 이야기 뮤지컬 '멤피스' 공연 장면. 휴이 역의 이창섭. [사진 제공= 쇼노트]
[On Stage]'레이'로 시작해 '라라랜드'로 끝나는 라디오스타 이야기 뮤지컬 '멤피스' 공연 장면. 펠리샤 역의 정선아. [사진 제공= 쇼노트]

휴이와 펠리샤가 사랑을 키워가던 중 펠리샤에게 뉴욕 진출의 기회가 찾아오고 멤피스를 떠날 것이냐를 두고 둘의 의견은 엇갈린다. 다만 둘의 갈등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심각한 고민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일단 부딪혀 보자는 휴이의 낙천적인 성격과 공연 내내 이어지는 흥겨운 음악과 춤의 향연 속에 휴이와 펠리샤의 갈등은 자연스럽게 묽어진다. 둘이 결국 사랑보다 꿈을 선택하며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은 영화 '라라랜드'의 마지막처럼 담백한 여운을 남긴다.


멤피스는 2010년 미국 공연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 작품상을 받은 수작이다.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와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세계 초연했으며 2009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했다. 이듬해 제64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부문 작품상, 극본상, 음악(작사·작곡)상, 편곡상 4개 부문을 휩쓸었다. 한국에서는 2023년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초연했으며 이듬해 제8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성(400석 이상), 연출상, 앙상블상, 프로듀서상, 무대예술상(음향) 등 5개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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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 역에 박강현, 고은성, 정택운, 이창섭, 펠리샤 역에 정선아, 유리아, 손승연이 출연한다. 오는 9월21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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