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희 관악구청장 인터뷰
서울대 품은 관악, ‘벤처 혁신도시’의 꿈
"관악구는 3박자 갖춘 창업 최적지"
벤처기업 1000개, 혁신 경제 선순환 목표
"성공하고 싶은 청년 벤처창업가라면 관악S밸리에 와서 기회를 잡으세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울 겁니다."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62)은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관악S밸리'의 비전을 강조했다. 그는 "스탠퍼드대와 실리콘밸리, 칭화대와 중관춘처럼 관악구는 서울대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학교가 있음에도 베드타운에 머무르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관악구를 서울대와 함께 세계가 주목하는 벤처 창업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민선 7·8기 재선 구청장인 그는 관악S밸리 조성을 임기 중 가장 보람 있는 일로, 또한 내년 선거에서 3선 구청장이 된다면 앞으로 반드시 완성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지난 9일 신림동 관악S밸리 신림벤처창업센터1에서 만난 박 구청장은 "민선 7기 구청장 취임 이듬해인 2019년 서울대 총장실을 찾아가 당시 오세정 총장에게 '벤처 창업도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관악이 혁신 경제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을 반드시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관악S밸리는 서울대가 가진 우수한 인재와 기술력, 청년이라는 자산을 바탕으로 관악구 전체를 대학, 기업, 지역이 상생하는 세계적인 창업중심지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박 구청장이 민선 7기 구청장 취임 직후인 2018년 7월부터 추진했다.
"3박자 갖춘 창업 최적지"
굳이 관악구에 와서 벤처 창업을 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박 구청장은 관악S밸리의 강점으로 인재, 공간, 지원 인프라를 꼽았다. 그는 "서울대의 연구개발 인력 등 풍부한 청년 인력, 민간 임대료의 10분의 1 가격에 입주할 수 있는 사무 공간, 지극 정성으로 벤처창업가를 지원하는 지원기관·시스템 등 크게 3가지가 매력"이라고 했다.
관악구는 서울대 교수진의 벤처 지도, 우수 인재 채용 기회가 풍부하다. 청년인구 비율(41.4%)이 높아 '청년 친화 도시'라는 BI(Brand Identity)까지 내걸었다.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 지정(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특정개발진흥지구 대상지 선정(서울시장) 등에 따른 인센티브, 지속해서 들어서는 창업인프라와 벤처·창업기업 성장지원 프로그램도 풍부하다.
박 구청장은 "벤처기업 지원은 단순한 행정 차원을 넘어 전문가 중심의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달에는 자치구 최초로 관악중소벤처진흥원을 출범시켰다"고 했다. 벤처진흥원은 기술·경영 컨설팅부터 해외 진출, 마케팅까지 벤처기업의 전(全) 주기 성장을 지원하는 구청 출연기관이다.
관악S밸리 조성은 그가 시의원 때부터 구상했던 프로젝트다. 청년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산업을 발전시켜야 지역경제가 살고, 지역 발전은 물론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2018년 초선 구청장 취임 후 박 구청장은 일자리벤처과, 대외정책팀 등 경제조직을 신설했다. 부족한 예산 확보를 위해서 외부 공모사업 유치에 공을 들였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총예산 규모를 2018년 6064억원에서 올해 1조550억원으로 키웠다. 그는 "부족한 예산 확보를 위해 외부재원을 최대한 끌어와 볼륨을 키우는 게 관악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해 외부재원 유치 전담 조직을 꾸렸다"며 "민선 8기 동안 2467억원의 외부재원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벤처기업 1000개, 혁신 경제 선순환 목표"
지난 7년간 쏟아부은 노력은 속속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지금까지 238개 스타트업이 새로 생겨 1300여명의 인재가 첨단 산업 분야에서 역량을 펼치고 있다"며 "관악S밸리에 입주한 기업들은 2022년 시작해 지난해 3개 부문, 올해 4개 기업이 5개 부문에서 CES 혁신상을 받는 성과를 냈다"고 했다.
관악구는 봉천동 낙성대공원 중 일부 부지(7만3000㎡)를 공원에서 해제시켜 대규모 창업 거점 빌딩을 신축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서울대가 직접 빌딩을 짓고, 관악구가 행정적 지원을 맡는 방식으로 효율을 높이고 있다"며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면 2029년 입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에서는 신림동에 딥테크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할 지상 8층 규모의 '서울창업허브 관악'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이런 계획들이 실현되면 관악구에는 1000개 이상의 벤처기업, 최소 6000명에서 1만명의 창업 활동가가 지역 경제를 선순환시키는 혁신 생태계를 만들게 된다"며 "관악이 혁신 경제도시로 완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동안 박 구청장은 3선 구청장 도전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박 구청장은 "지금까지 추진했던 사업을 완성하고 성공시켜야겠다고 생각한다"며 "동이 가장 먼저 트는 도시 관악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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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 구청장은
전라남도 완도가 고향인 박 구청장은 20대 때 봉천동에 80만원짜리 전세방을 얻어 자취를 시작하면서 관악구와 인연을 맺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이 1987년 창당한 평화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지역 정치를 시작했고, 관악구에서만 구의원과 서울시의원을 각각 8년씩 16년 했다. 재선 구청장 임기를 포함하면 24년 차 지역정치인이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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