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억 줄테니 넘어와라"…'귀한 인재'에 돈 퍼붓는 연구소 정체

블룸버그 "메타, 애플 AI 총괄 영입"
"약 2700억원 보상 패키지 제안해"
'초지능 연구소'에 대대적인 투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인재 영입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연합뉴스는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해 "메타가 애플의 AI 모델 개발을 총괄하던 뤄밍 팡을 2억달러(약 2700억원)가 넘는 보상 패키지로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팀 쿡 애플 CEO를 제외하고 애플의 내부 보상 기준을 크게 초과하는 수준이다. 쿡은 지난해 급여와 주식 보상, 보너스 등으로 총 7461만달러(약 1020억원)를 받았다. 이에 애플 측도 보상을 맞추려고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메타와 애플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메타가 파격적인 제안을 한 것은 팡뿐만 아니다. 앞서 메타는 AI 스타트업 스케일AI에 143억달러(약 19조 6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하고, 창업자이자 CEO인 알렉산더 왕을 영입해 화제가 됐다. 그는 저커버그 CEO가 설립한 '메타 초지능 연구소'를 이끌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메타가 자사 연구원들에게 이직 시 최고 1억달러(약 1370억원)의 보상 패키지를 제안했다"며 "미친 짓"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최근 메타가 데려간 오픈AI의 AI 인재는 최소 1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메타 초지능 연구소에 영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메타 초지능 연구소의 보상이 전 세계 대형 은행 CEO를 포함해 모든 기업 직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대부분 성과 목표에 연동되어 있는 만큼 조기 퇴사하거나 주가가 좋지 않을 경우 모두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0일 저커버그는 사내 공지를 통해 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오픈소스 모델 '라마', 제품 개발, AI 연구소 '페어(FAIR)' 등을 총괄한다. 저커버그는 "AI 발전 속도가 가속화됨에 따라 초지능 개발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며 "인류 새 시대의 시작이 될 것이라 믿으며 메타가 앞장서 나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케일AI 출신의 알렉산더 왕이 연구소 수장이자 메타 최고AI책임자(CAIO)직을 맡고, 깃허브 CEO를 지낸 냇 프리드먼도 합류해 AI 제품·응용 연구 분야를 맡는다. 메타는 700억달러(약 95조원) 이상을 연구소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메타는 지난 4월 내놓은 대규모 언어모델(LLM) 라마4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등 AI 산업에서 우위를 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메타가 초지능 구축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로 전략을 전환하면서 글로벌 AI 경쟁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저커버그는 오픈AI와 구글 등 경쟁사와의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최고 인재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며 "자신의 집에서 잠재적 채용 대상자를 접대하며 채용 활동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