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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연구소]가짜 친환경 기업도 잡아낸다…"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측정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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⑫기업의 환경전과정평가 돕는 덴마크 몰바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측정
가구·가전·자동차도 측정 대상

편집자주우리나라 기업의 연구·개발(R&D) 지출 규모와 미국 내 특허출원 건수는 각각 세계 2위(2022년)와 4위(2020년)다. 그러나 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2001년부터 10년간 연평균 6.1%에서 2011년부터 2020년 사이 0.5%로 크게 낮아졌다. 혁신 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인 '혁신기업'의 생산성 성장이 둔화했기 때문이다. 변화가 없다면 기업은 시장으로부터 외면받는다. 산업계가 혁신 DNA를 재생할 수 있도록 해외 유명 기업들이 앞서 일군 혁신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침체된 한국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마중물은 혁신기업이 될 것이다.

"그린워싱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제품의 환경 영향력을 측정해드립니다."


소비자들이 물건을 살 때 '친환경 제품인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북유럽에서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해 객관적 데이터로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기업의 환경전과정평가(LCA·Life Cycle Assessment)를 돕는 덴마크 몰바(Maalbar)의 야콥 아엔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6일 코펜하겐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제품의 탄소배출량을)측정할 수 있다면 제어할 수 있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2020년 몰바를 창업한 두 창업자 야콥 아엔과 앤더스 코에포드는 덴마크 가구회사에서 10년 이상 동료로 일했던 사이다. 당시 두 사람은 가구의 환경 영향력을 평가하는 일을 두고 자주 의견이 충돌했다. 아엔은 제품이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제작됐는지를 강조해 고객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고 싶었지만, 제품의 환경 영향력을 측정하는 업무를 맡았던 코에포드는 약어투성이로 된 어려운 단어들로 가득 찬 보고서를 전달했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친환경 제품인가'를 소비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게 객관적 측정 방식과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런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하기로 결심한다.

[기업연구소]가짜 친환경 기업도 잡아낸다…"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측정해 드려요" 야콥 아엔 몰바(Maalbar)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지난달 16일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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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몰바는 덴마크에서 제품의 환경 영향력을 측정·평가하고, 이 자료를 토대로 기업에 컨설팅을 제공하는 최초의 기업이다. LCA는 제품 및 서비스의 제조, 유통, 폐기 등 전 과정에 걸친 환경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평가하는 방법이다. 2023년 유럽연합(EU)이 제품의 QR코드, 칩 등을 통해 LCA를 확인할 수 있도록 의무화 하면서 시장이 커졌다. 지금은 덴마크 가구 브랜드 대부분이 몰바의 컨설팅을 거친다.


몰바는 제품 소재부터 유통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계산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제품이 의자일 경우 나무의 종류와 사용량, 벌목 지역, 총 무게, 배송 방식 등을 입력해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탄소 배출량을 숫자로 도출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몰바는 '만약에'를 시뮬레이션한다. 벌목 장소를 변경하거나 포장재를 바꾸는게 제품을 얼마나 더 친환경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연구해 기업에 제안하는 식이다. 아엔 CEO는 "창업 초기, 스칸디나비아 전체에서 기업이 발행한 LCA 보고서는 약 500개에 불과했지만, 우리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관련 보고서는 1500만개로 급증했다"며 "기업이 제품의 환경 영향력을 쉽게 측정할 수 있게 하고, 더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게 제안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게 돕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연구소]가짜 친환경 기업도 잡아낸다…"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측정해 드려요"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몰바 사무실 전경. 주 5일 근무 중 주 2일을 재택으로 근무하는 몰바 직원들의 자리가 비어 있다. 이현주 기자

몰바는 기업의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도 방지한다. 많은 기업이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 위해 소재를 바꾸고 이를 선전하지만, 실제로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전달한다. 아엔 CEO는 "데이터가 많이 축적돼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면서 "제품의 원재료를 바꿀 수 없다면 포장을 할 때, 배송 과정에서 줄일 수 있는 탄소 배출은 없을지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초기에는 탄소 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는 제품군이 가구에 한정돼 있었지만 지금은 가전제품, 자동차 등 분석 가능한 제품군이 확대됐다. 아엔 CEO는 "식품을 제외한 모든 제품을 측정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몰바는 학생 및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이 기후변화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교육하고 그린워싱을 어떻게 경계해야 하는지 등을 알리는 일도 하고 있다. 아엔 CEO는 "우리 회사가 가진 다양한 지식을 공유하는 것은 의무"라면서 "기업이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줄일 수 있도록 돕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이를 이해하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교육하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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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공동창립자 단 2명이 시작한 몰바는 이제 근무하는 직원이 18명으로 늘었다. 국적도 다양하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인도, 포르투갈 출신 등으로 구성됐다. 글로벌 사업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아엔 CEO는 "처음에는 몰바가 하는 일을 업계에 이해시키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이제는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 위해 몰바와 긴밀하게 협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코펜하겐(덴마크)=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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