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중국인 20명이 돈 모아 매수까지…'역대급 불장' 성동구 중개사들 '울상'

시계아이콘01분 57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12년 만에 주간 최대 상승폭… 신고가 속출한 성동구 아파트 시장
“가격은 올랐지만 수입은 별로 안 늘어”… 중개업계 “이건 버티는 장사”
공급 부족에 실거주 매물 실종… 고점 불안에도 매수심리 몰려
중국인 자금 유입 정황도… “20명이 돈 모아 1채 매입” 기형적 구조

서울 성동구가 올해 들어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부동산 시장으로 부상했다. 금호, 옥수, 행당 일대를 중심으로 주요 단지의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며, 이달 셋째 주(16일 기준)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76% 상승했다. 전국 최고 상승률이다. 또한 2013년 4월 다섯째 주 이후 12년여만의 최대 주간 상승 폭이다. 올해 누적 상승률도 4.70%에 달해 서울에서 강남3구 다음으로 높은 오름폭을 기록 중이다. 과열 양상이 뚜렷해지면서 성동구는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규제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현장 중개사들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불안심리에 기반한 매수세, 외국계 자금의 시장교란, 공급의 부재, 실거주 가능한 매물 실종, 중개수수료 수익 정체 등이 겹치며 성동구 시장은 표면적 과열과 거래 실종이 동시에 벌어지는 '이중 구조'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인 20명이 돈 모아 매수까지…'역대급 불장' 성동구 중개사들 '울상' 건물 바깥에 추천매물이 나붙어 있는 서울 성동구 소재 공인중개사. 오유교 기자.
AD

22일 성동구 옥수동, 금호동, 왕십리 일대 복수의 중개사들은 "이 정도 매도우위 시장은 처음 본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호가만 오를 뿐 요즘 계약은 거의 없다"고 했다. 이미 거래될 만한 매물은 대부분 소진됐고, 현재 남은 매물은 저층이거나, 전세가 끼어 있거나, 호가만 높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공급 부족, 규제 불확실성, 외자 유입 등이 맞물리며 실수요자들은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심리에 내몰리지만, 정작 들어가 살 수 있는 물건은 없는 상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성동구 주요 단지들은 실거래가 신고가를 쓰거나 신고가 근처에 호가가 붙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옥수동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전용 84㎡는 지난 15일 24억3500만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 20억원 안팎에서 거래됐음을 감안하면 불과 반년만에 4억원가량 오른 것이다. 금호동의 e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 84㎡ 역시 지난 5일 21억원의 신고가를 기록했다.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84㎡는 지난달 24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공인중개사들은 "매물이 사실상 씨가 말랐다"며 "매수자가 4번 보러 오면 한 번 계약이 성사된다는 이른바 '4전5기'도 이제는 옛말"이라고 했다. 대기 수요는 넘쳐나지만, 공급이 없어 계약 성사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가격은 올랐지만, 실제 중개료 수입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중개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현행 15억원 이상 아파트의 중개보수 수수료율 상한은 0.7%지만, 이를 온전히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옥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10년 동안 상한을 채워서 수수료를 낸 손님은 딱 한 명뿐이었다"고 했다. 하왕십리동의 중개사도 "등기, 계약서 준비까지 다 해도 수수료는 절반도 못 받는다"며 "이래서 다들 버티는 장사라고 말한다"고 했다.


셀프등기 확산과 정보 비대칭 해소로 매수인의 협상력은 커졌지만, 법적 책임은 여전히 중개사에게만 집중돼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이상거래'를 이유로 서울시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실수 한 번에 수백만 원 과태료가 날아간다"는 부담에 문을 닫고 전화 영업만 하는 곳도 늘고 있다. 왕십리 센트라스 일대 부동산에선 단속을 피해 최근 한 달 가까이 '도둑 영업'을 한 적도 있다고 한다.


외국계 자금 유입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중국계 자금이 현금 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왕십리의 한 공인중개사는 "예를 들어 중국인 20명이 자금을 모아 1명이 20억원에 아파트를 매수하고, 나중에 처분할 때 이익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서울 부동산 쇼핑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인들의 재개발, 재건축 예정지나 고가 단지 매입이 늘어나고 있다"며 "집값을 과열시키는 원인일 수 있기 때문에 당국이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AD

이처럼 외국인 자금이 시장 왜곡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제도 개선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외국인 부동산 거래 관리 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자금조달계획서 검증과 실거주 여부 점검, 이행강제금 부과 등을 포함한 감시 체계를 도입했다. 국토부와의 협업 아래 이상 거래 선별 조사도 병행될 예정이다. 국회에서도 외국인이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에서 토지를 취득할 경우,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는 '부동산 거래신고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 법안에는 상호주의 원칙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