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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견리망의'와 윤이나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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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성공 후 후원사와 관계정리
선수 선택이지만 비판 불가피
실력 뒤의 '도덕적 가치' 화두 던져

[시시비비]'견리망의'와 윤이나의 선택 이광호 문화스포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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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살아가며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선택은 자신의 이익과 도덕적 가치를 저울질해야 할 때다. 무엇이 옳은 일인지 알면서도 눈앞의 이익이 너무도 크고 유혹적일 때, 우리는 종종 '합리적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정당화하곤 한다. 이러한 인간의 내면을 날카롭게 꿰뚫는 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견리망의(見利忘義)', 즉 이익을 보면 의리를 잊는다는 뜻이다.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서 고전 중인 윤이나 선수의 행보를 보며 이 말이 떠올랐다. 윤이나는 2022년 7월 국내 대회에서 경기 중 오구 플레이 사실을 뒤늦게 신고해 대한골프협회(K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로부터 3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선수로서 커리어가 사실상 끝날 수도 있는 엄중한 처벌이었다.


이후 징계가 감경되면서 그녀는 1년 6개월 만에 복귀했고, 복귀 후 반년도 채 되지 않아 KLPGA 투어에서 눈부신 성적을 냈다. 시즌 대상, 상금왕, 평균타수상을 모두 석권하며 3관왕에 오른 것이다. 실력만 놓고 본다면 가히 경이로운 복귀였다.


그런데 이 화려한 성과 뒤에는 묵직한 물음표가 남는다. 윤이나가 징계로 활동을 중단하는 동안 후원사 하이트진로와 매니지먼트사 크라우닝은 계약 해지가 가능했음에도 끝까지 함께했다. 그녀의 복귀를 기다리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야말로 위기 속에서 함께한 '의리'였다.


그럼에도 윤이나는 복귀 후 반년 만에 이들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후원사, 매니지먼트사와 작별하고, 골프용품도 모두 교체한 채 LPGA 진출을 선언했다. 물론 운동선수가 더 큰 무대에 도전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모든 과정이 일방적으로 진행됐고, 자신을 지지해온 이들과의 정서적 유대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러한 결정은 견리망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윤이나는 실력으로 비판을 잠재우려 했지만, 도덕적 해답은 실력만으로 얻어지지 않는다. 위기 속에서 보여준 태도와 함께한 이들과의 관계는 곧 선수의 진면목을 드러내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KLPGA 역시 윤이나의 징계를 감경했다. 그녀의 재능을 높이 평가하고, 국내 투어의 미래를 함께할 선수로 기대했다. 그러나 복귀 후 곧바로 LPGA 진출을 택한 결정은 협회의 신뢰를 저버린 것으로도 비칠 수 있다. 결과적으로 KLPGA는 흥행을 위해 원칙을 일부 희생했고, 선수는 개인의 이익을 우선한 셈이 됐다.


스포츠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 또한 그에 못지않다. 팬들은 단순히 승패와 성적만으로 선수를 응원하지 않는다. 위기 속에서의 선택, 동료와의 관계, 태도를 통해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본다. 윤이나의 선택은 과연 팬들이 기대한 의리의 모습이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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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나의 탁월한 실력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진정한 챔피언은 경기력뿐 아니라 코스 밖에서도 존중받는 선수다. 견리망의는 단순한 비난의 말이 아니다. 우리는 그 뜻을 통해 어떤 선택이 후회 없는 길로 이어지는지를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윤이나의 결정은 우리에게 '무엇이 옳은가'를 다시 묻고 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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