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조회하면 산란환경 등 확인 가능
중량·품질 고려한 달걀등급도 고려해야
식료품을 구매하다 달걀 껍데기에 쓰인 10자리 번호를 본 일이 있을 것이다. 바로 달걀의 산란일자 및 환경 등을 담은 난각번호다. 난각번호제는 시행 6년을 맞았지만 관련 정보를 자세히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난각번호제를 잘 활용하면 저렴하고 단백질이 풍부한 필수식재료 달걀을 현명하게 소비할 수 있다.
난각번호제는 2019년부터 도입됐다. 배경은 이른바 '살충제 달걀' 파동이다. 2017년 8월 국내 산란계 농장에서 살충제 성분 피프로닐 등이 검출된 계란이 유통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당시 전국 대형마트 등은 계란 판매를 중단했고, 소비자들의 계란 불신이 극에 달했다. 이에 정부는 먹거리 안전 확보 및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 등을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시행 초기엔 포장지와 달걀에 각각 다른 번호가 부여됐다. 달걀 유통업자가 포장지에는 축종코드·작업장 코드 등 정보가 담긴 12자리의 달걀 이력번호, 달걀 난각에는 산란일자·사육환경 등을 알 수 있는 10자리 번호를 표시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두 개의 번호를 각각 기재하는 것이 생산자에게는 번거롭고 소비자에게는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난각번호로 일원화하고 생산·유통 이력을 추적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난각번호에는 산란일자와 농장, 사육환경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다. 달걀생산농장 혹은 유통판매업체 등에서 식용색소로 번호를 새긴다. 총 10자리 번호 중 맨 앞 4자리 숫자는 산란일자, 이어 나오는 5자리 영어는 산란농장의 고유번호를 나타낸다. 마지막 숫자는 산란환경을 담은 번호로, ▲1번 방목 ▲2번 평사 ▲3번 마리당 0.075㎡ 이상 케이지 ▲4번 마리당 0.05㎡ 이상 케이지 등이다.
난각번호를 조회하면 생산자와 관련된 더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운영하는 '축산물이력제' 홈페이지에서 난각번호를 검색하면 농장의 경영자와 소재지뿐 아니라 달걀 포장 및 판매업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 등에서도 번호 조회가 가능하다.

통상적으로 1번 달걀을 '동물복지 달걀'이라고 부르지만, 실상은 다르다. 좁은 케이지보다 넓은 환경에서 사육된 달걀이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랐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동물복지인증은 동물복지축산농장인증제에 따른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만 받을 수 있다. 닭이 방목 환경에서 사육되며 산란했더라도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동물복지인증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동물복지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축산농장 관리자가 동물의 급이·급수·환기·보온·질병 등에 대한 지식을 갖춰야 하며, 동물복지 규정 및 사양 관리 방법에 대한 정기교육을 매년 4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또 농장 내 동물이 전체적으로 활기가 있고 털에 윤기가 나며, 걸음걸이가 활발하며, 사료와 물의 섭취 행동에 활력이 있어야 한다. 또 사료 및 음수에 항생제·합성항균제·성장촉진제 및 호르몬제 등의 동물용 의약품을 첨가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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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을 고를때 달걀등급제도 참고할만 하다. 2003년부터 시행된 달걀등급제는 달걀의 중량과 품질에 따라 총 4개 등급(1+, 1, 2, 3)으로 구분한다. 중량규격은 ▲왕란(68g 이상) ▲특란(60g 이상 68g 미만) ▲대란(52g 이상 60g 미만) ▲중란(44g 이상 52g 미만) ▲소란(44g 미만) 등 총 5개로 구분한다. 품질은 출하농가별 품종 및 산란주령을 고려해 껍데기의 강도, 내부 신선도 등을 평가한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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