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6관왕에 오른 한국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가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커진 기대감이 부담스럽지만 앞으로도 지금까지 하던대로 진심을 다해 글을 쓰겠다고 밝혔다.
박천휴 작가는 "어제 시상식 이후로 정말 많은 메시지를 받았고, 놀랍기도 하고 조금은 두렵기도 해요. (중략) 이제 기대가 훨씬 더 클 텐데...어쩌지, 그런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뭐 어쩌겠어요. 그저 하던 대로 해야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면 괜히 멋부리지 말고, 진심을 다해 꾹꾹 눌러 적어봐야죠. 그리고 부디,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되기를 바라야죠"라고 썼다.
박 작가는 또 뮤지컬을 만드는 작업이 행성들이 일렬로 마주치는 희박한 기회를 기다리듯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라고 했다.
"뮤지컬을 만든다는 건, 작가로서 아주 긴 시간 동안 혼자 - 물론 다행히도 저에겐 윌이라는 굉장히 훌륭한 동업자가 있지만 - 외롭게 종이 위에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이에요. 그리고 그 지난한 작업을 마치고 나면, 마치 행성들이 일렬로 마주치는 희박한 기회를 기다리듯, 또 아주 긴 시간의 제작 과정을 거치게 되고요."
그는 이어 그 긴 시간을 견디게 하는 건 '나중에 받게 될지도 모를' 상 같은게 아니라 "그저 이 이야기와 음악을 쓰고 싶다는 충동, 그걸 꼭 무대 위에 구현하고 싶다는 의지, 그런 것들"이라며 "한 번도 상을 목표로 한 적은 없어요"라고 밝혔다.

박 작가는 전날 토니상 수상 직후 '어쩌면 해피엔딩'의 투자사 NHN링크를 통해서도 수상 소감을 남겼다.
그는 "신나고, 굉장히 오랫동안 많은 고생을 함께 한 분들이 많은데 그 분들이 너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뿌듯하다"고 밝혔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성공 비결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진심을 다해,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며 "그것 외 다른 비결은 없다"고 말했다.
또 "10년 전에 '어쩌면 해피엔딩' 시범공연을 했다"며 "한국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이 없었다면 오랫동안 뉴욕 공연을 준비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국 관객들에게 진심어린 감사도 전했다.
박 작가는 향후 계획과 관련해 "뮤지컬 '일 테노레' 재연 무대 빨리 선보일 수 있게 노력하고, '고스트 베이커리'도 더 잘 다듬어서 영어권에서도 공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이야기들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9일 미국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극본상, 음악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무대디자인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며 최다인 6관왕에 올랐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6년 12월 대학로에서 초연한 순수 창작뮤지컬이다. 지난해 말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했다. 브로드웨이 입성 후 현지에서 극찬이 쏟아졌고 결국 올해 토니상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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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오는 10월30일부터 내년 1월25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10주년 기념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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