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 대출 12년 만에 첫 감소…건설 불황 여파

한은 '2025년 1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산업대출 17.3조 늘어…"기업 운전자금 수요 늘어"
부동산업만 나홀로 감소…지방 상업용 부동산 부진 영향

건설경기가 불황을 겪으면서 올해 1분기 부동산업 대출이 1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부동산업 대출금은 470조978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약 2조5000억원 줄었다.

부동산업 대출이 줄어든 것은 2013년 1분기(-2000억원) 이후 처음이며, 감소폭은 2011년 2분기(-3조원) 이후 가장 크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지방을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이 부진했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구조조정에 따른 부실채권 상·매각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1분기 말 건설업 대출액 역시 104조289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약 3000억원 줄었다. 건설 기성액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다만 전 분기 대비 감소폭은 축소됐다.

제조업 대출 잔액은 1분기 491조4000억원으로 8조원 늘었다. 업종별로 보면 화학·의료용 제품(1조7000억원), 기타 기계·장비(5000억원), 전자·컴퓨터·영상음향·통신(3000억원) 등이 증가세로 전환했다.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1261조5000억원으로 7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 역시 전 분기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제조업과 건설업, 서비스업을 모두 합한 전산업 대출금은 1979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17조3000억원 증가했다.

대출 용도별로 보면 1분기 운전자금은 9조5000억원 늘었고, 시설자금은 7조8000억원 증가했다. 운전자금은 지난해 4분기 줄었다가 이번에 증가 전환했고, 시설자금은 증가폭이 확대됐다.

김 팀장은 "지난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상환했던 한도 대출이 연초에 다시 나갔고, 설 명절 자금 수요도 늘면서 1분기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대출 잔액이 늘었다"며 "서비스업은 1분기가 비수기이기 때문에 부족한 자금을 대출로 충당한 계절적 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예금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1분기 증가폭은 각각 13조8000억원, 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