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르코'로 사망 도왔다 70일간 구금
캡슐 형태의 조력 사망용 기기 '사르코'(Sarco)를 운영하는 스위스 안락사 옹호단체 '더 라스트 리조트'의 대표 플로리안 윌렛(47)이 사망했다.
더 라스트 리조트는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윌렛이 지난달 5일 독일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독일 출신 신경심리학·행동경제학 박사인 윌렛은 2022년까지 조력사망단체 디그니타스 대변인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부터 더 라스트 리조트 대표를 맡았다.
그는 지난해 9월23일 스위스 샤프하우젠의 숲속에서 캡슐형 조력사망 기기 사르코를 처음 사용해 64세 미국인 여성의 사망을 도왔으나 자살방조·선동 혐의로 체포됐다. 스위스는 조력사망을 허용하지만 수사당국은 사르코가 안전이나 화학물질 관련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사용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스위스 검찰은 윌렛이 캡슐이 의도한 대로 작동하지 않아 여성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그를 체포했다. 하지만 이같은 의혹은 확인되지 않았고, 윌렛은 70일간 구금됐다가 풀려났다. 이후 윌렛은 심리적 트라우마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르코를 개발한 호주 의사 필립 니츠케는 "윌렛 박사는 생애 마지막 몇 달 동안 어떤 사람보다 많은 짐을 짊어졌다"고 BBC에 전했다.
한편 조력사망은 치료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약물을 투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죽음을 맞는 것을 뜻한다. 의료인의 처방을 환자가 스스로 실행한다는 점에서 의료인이 직접 조치해 생명을 단축하는 안락사와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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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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