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도시 구조 기후 위기에 강한 체계로 재편 위해
탄소저감·탄소흡수·시민참여 3축 중심 탄소중립 전략 추진
수소도시부터 벼룩시장까지…녹색 전환 지속 가능한 미래 그려
지구 곳곳에서 기후변화의 위협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한반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경기 남양주시가 폭염, 한파, 가뭄, 국지성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며 도시 기능마저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적극적인 녹색 전환에 나서고 있다.
4일 남양주시(시장 주광덕)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수도권을 강타한 집중호우 당시 남양주 지역은 평균 142㎜, 최대 204㎜의 폭우가 쏟아지며 도로가 침수되고 강풍으로 나무가 쓰러지며 전력 공급이 끊기는 사고가 잇따랐다. 기후위기가 현실로 다가왔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24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평균기온은 14.5도로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으며, 장마철 강수량은 평년보다 33% 많은 474.8㎜를 기록했다. 특히 여름철 강수의 78.8%가 장마 기간에 집중되며 기후 변화의 경고음을 더욱 크게 울렸다.
이에 남양주시는 도시 구조를 기후위기에 강한 체계로 재편하기 위해 '탄소저감', '탄소흡수', '시민참여' 세 축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주광덕 남양주시장은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현실"이라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도시 구조를 전환하고 시민이 일상 속에서 기후행동의 주체가 되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소도시와 자원순환단지, 탄소저감의 쌍두마차
남양주시는 친환경 에너지 체계 구축의 핵심으로 '수소도시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친환경 수소(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연료전지 및 수소충전소, 공공시설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2028년까지 총 623억원이 투입되며, 1만5762㎡ 규모의 수소생산시설과 수소배관(3㎞), 튜브 트레일러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이 수소는 1200세대 공공임대주택과 체육문화센터, 공공청사 등에 공급된다.
또한 77만㎡ 규모의 '자원순환종합단지'도 조성된다. 음식물류 폐기물, 재활용품, 대형폐기물 등을 처리하는 자원순환시설과 하루 250t 처리 규모의 소각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유기성 폐자원을 통합 처리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통합 바이오가스화 시설'도 구축된다. 이를 통해 하루 440t의 폐자원으로 3.5t의 수소를 생산해 약 3만4000명이 거주할 왕숙2지구에 에너지원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이 시스템은 연간 15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내며 탄소중립형 순환도시 모델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도시의 허파를 확장하다…녹색 인프라 구축
탄소를 흡수하는 도시 생태계 조성도 병행된다. 대표 사례로 지난해 '경기북부 지방하천 저탄소 수변공원화 사업' 공모에 선정된 '사능천 친수공간 조성사업'이 있다. 평내동 약대울교에서 장내천까지 이어지는 1.02㎞ 구간을 정비하고 산책로를 조성해 녹지 축을 확대하는 사업이다.
오는 2026년 완공할 계획이다. 향후 왕숙천, 한강까지 왕숙신도시를 경유하는 산책로가 연결돼 도시의 녹색 인프라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또한, 남양주시는 장기간 방치됐던 경의중앙선 폐철도를 문화공원으로 재생하는 '덕소~도곡 폐철도 활용사업'도 추진 중이다. 기존 교량과 터널 등 구조물을 활용해 경관 빛 터널과 하늘 산책로를 조성하고, 덕소리와 도곡리를 잇는 보행교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시는 장내천(평내동), 장현천(진접읍), 청학천(별내면) 등 6개 소하천 정비사업도 추진해 수해로부터 안전한 도시 환경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시민이 주도하는 녹색 일상, '남양주 점프벼룩시장'
남양주시는 행정 주도가 아닌 시민 참여형 기후행동에도 방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남양주 점프벼룩시장'이다. 재사용 가능한 물품을 나누며 자원순환을 실천하는 장터로, 올해는 19회 개최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일회용품 없는 장터'라는 콘셉트로 진행돼 참가자들은 일회용품 줄이기 서약에 동참하고, 자원봉사자 역시 일회용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라 어린이와 학생들을 위한 체험부스도 운영돼 환경 교육의 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2010년 첫선을 보인 점프벼룩시장은 지난해까지 총 278회 개최됐으며, 8425만7000원의 기부금을 모으며 지역사회 나눔 문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기후위기를 배우고 행동하는 시민
남양주시는 교육을 통한 인식 전환에도 힘쓰고 있다. 시민 환경봉사단 '에코-네트워크'를 구성해 쓰레기 줍기와 쓰레기 배출 계도 등 지역 환경정화 활동인 '쓰담데이'를 본격 추진 중이다.
이 활동에는 현재까지 206개 단체 1만6000여 명이 참여했다.
올해는 권역별 환경아카데미, 시민 환경해설사 양성, 환경교육위원회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2026년부터는 '환경교육계획(2026~2031)'이 수립돼, 어린이 대상 체험형 프로그램과 뮤지컬, 온라인 캠페인 등도 확대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남양주시는 환경교육도시로의 도약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는 권역별 환경아카데미 운영, 시민 환경해설사 양성, 체험형 환경 교육 부스 지원, 환경교육위원회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누구나 생활 속에서 환경문제를 배우고 실천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 내년부터는 '2026~2031년 환경교육계획'을 수립해 체계적인 교육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어린이 대상 체험형·맞춤형 교육과 환경 뮤지컬, 온라인 기후행동 캠페인 등 연령별·매체별 프로그램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시민 스스로가 탄소중립 실천의 주체로 성장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남양주시는 도시 구조를 친환경적으로 전환하며 행정과 시민이 함께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실천적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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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광덕 시장은 "기후위기에 맞서는 가장 큰 힘은 시민의 참여다. 남양주시는 시민 주도의 탄소중립 도시를 만들어가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시민 한 분 한 분의 실천이 도시의 미래를 바꾸는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남양주시가 든든한 동반자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남양주=이종구 기자 9155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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