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까지 투표”·“민생 위해”
109세 할머니부터 20대까지
광주 시민들 대선 '투표 열기'
"제가 뽑은 대통령이 광주를 최고의 도시로 만들길 바랍니다."
3일 오전 광주 동구 계림1동 제2투표소(계림경로당). 동구 유권자 중 최고령인 김정자(109) 씨가 딸 이종순(60) 씨의 부축을 받아 투표소에 들어섰다. 지팡이를 짚은 김 씨는 사무관리원과 이 씨의 도움을 받아 투표를 마쳤고, 주변에서는 "여전히 건강하시다", "다음 투표도 꼭 하시라"는 응원이 이어졌다.

딸 이 씨는 "어머니가 투표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신다"며 "아침부터 손을 끌고 나오셨다. 국민이면 꼭 투표해야 한다는 말씀을 늘 하신다"고 전했다. 김 씨는 "광주를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 것 같은 사람에게 투표했다"며 "젊은이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모두가 투표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늘나라에 가기 전까지는 꼭 투표에 참여할 것"이라며 "한 표가 소중하다. 가능한 사람은 꼭 투표하길 바란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북구 동림동 시립장애인복지관은 동림동제2투표소에는 김춘심(78) 씨가 양손에 목발을 짚고 모습을 드러냈다. 며칠 전 침대에서 떨어져 고관절을 다쳤지만, 그는 "투표가 먼저라고 생각했다"며 병원 예약을 미뤘다. 남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김 씨는 "정치는 늘 관심 있는 주제였다"며 "정책을 꼼꼼히 읽어보고, 사회를 좀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은 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광주 서구 금호1동 제2투표소에도 투표를 마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일터로 향하기 전, 마스크를 고쳐 쓴 유권자들이 차례대로 신분증을 꺼내 들고 투표소로 들어갔다. 기표소 안에서는 짧은 침묵 끝에 한 표가 채워졌다.
요식업을 하는 김미옥(54) 씨는 "계엄 상황을 보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그날 이후 불면증에 시달렸고,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며 "그 이후 집회가 열릴 때마다 나갔고, 오늘은 반드시 투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민생이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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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직장인 고지현(28) 씨는 "정치는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정치가 일상의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더는 외면할 수 없겠다는 마음으로 처음 투표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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