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인질 10명 석방을 조건으로 60일간 가자지구에서 휴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예루살렘포스트,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새 협상안에 따르면 휴전 첫 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생존 인질 10명을 풀어준다. 이 중 절반은 휴전 첫날, 나머지 절반은 휴전 7일째에 석방한다. 또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 시신 18구를 이스라엘에 돌려보낸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시신 송환 시점은 아직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60일 휴전 기간 이스라엘군은 최근 장악한 가자지구 지역에서 철수하고, 유엔 기구가 인도주의적 구호품 분배 업무를 담당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최근 구호품 분배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주도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에서 담당했는데, 다시 유엔이 진행하는 것이다.
다만 이 제안에는 전쟁을 종식하겠다는 이스라엘의 확언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는 영구적인 교전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나, 일시적인 휴전만 가능하다는 이스라엘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캐럴라인 리빗 백악관 대변인은 "위트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이 하마스에 휴전 제안을 전달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지지하고 승인한 것"이라며 "하마스에 전달되기 전에 이스라엘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매체 N12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인질 가족들과 대화하며 새 협상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지도부는 중재국을 통해 위트코프의 새 제안을 받았다"며 "우리 인민의 이익에 봉사하고, 구호품을 제공하고, 가자지구의 영구적인 휴전을 달성하기 위해 이를 책임감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매체 왈라는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가 위트코프 특사의 새 협상안을 통해서는 휴전이 이뤄지더라도 교전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불만을 내비치며 일부 사항에 변경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가 이번 협상안을 이전 협상안 대비 후퇴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이전 협상에는 영구적인 휴전 협상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매체는 하마스가 영구 휴전 협상에 대한 미국의 보장이 포함되지 않는 한 제안을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알아라비야는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60일간의 휴전에 동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몇시간 내로 가자지구 휴전에 대한 세부 사항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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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백악관은 보도 이후 이스라엘이 위트코프 특사의 제안에 동의했다면서도 하마스 측 반응은 아직 접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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