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7일 "밸류업(기업가치제고)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과제"라며 "다음 정부에서도 주요한 정책 아젠다로 추진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밸류업 1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해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들의 주가 수익률은 미공시 기업들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고 주주환원도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밸류업은 상장기업이 스스로 변화를 선도하고 제도가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로서, 자본시장 정책의 큰 전환점이 되고 있다"면서 "이제 첫 걸음을 시작했다. 그 성과가 체감되고 확산될 수 있도록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5월24일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을 확정한 후 지금까지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총 153개사로 집계됐다. 지난 26일을 기준으로 밸류업 참여 기업의 주가 수익률은 11.34%로 미공시 기업 수익률(-11.91%)을 훨씬 상회한다. 또한 지난달까지 자사주 취득, 소각 규모는 전년 대비 각각 2.5배, 2.2배로 늘어났고, 현금배당은 9.2%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김 위원장은 대선을 앞두고 증시 부양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제안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시작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차기 정부에서도 주요 정책으로 일관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인센티브, 제도 정비 등 기업 밸류업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과 시장의 인식, 관행, 문화가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제도를 갖추고 있더라도, 기업 스스로가 밸류업의 필요성과 가치를 체화하지 못하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기업이 먼저 변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최근 미국 CNBC방송에서 한국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단순히 일본이나 중국의 개혁을 모방한 것이 아닌 '가장 구조적인 노력(the most structured effort)'이라고 평가한 인터뷰를 언급하면서 "이제 우리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과는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축사를 마무리 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날 행사에서 지난 1년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으로 밸류업 문화 확산에 기여한 우수기업 10사를 선정해 표창했다. HD현대일렉트릭, KB금융은 경제부총리상을, 메리츠금융지주, 삼양식품, KT&G는 금융위원장상을, 삼성화재, 신한지주, 현대글로비스, KT, SK하이닉스는 한국거래소 이사장상을 각각 받았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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