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상대후보 직접 언급 無…공격엔 철벽수비
金 거친 표현으로 李 비판하며 청렴 강조
이준석, 국힘은 계엄·李는 포퓰리스트 비난
제21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주요 대선 후보들은 정치 노선의 차이는 물론이고 유세 스타일도 다르다. 선거 유세 콘셉트를 분석해 보면 대선에 임하는 자세와 현재의 판세를 가늠할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안정적 '수비형',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공격형'에 가깝다.
이재명 후보는 상대 후보를 직접 호명하며 공세에 나서지 않는다. '내란 세력' 등 우회적인 표현을 활용한다. 다만 자신을 향한 공격은 철벽수비한다. '커피 원가 120원 발언'과 '호텔경제론 발언'은 의미를 재설명하며 정면 돌파한다. '충직한 일꾼', '도구'는 이 후보의 정체성을 관통하는 단어로 자주 등장한다. '파초선', '선조와 정조' 비유로 준비된 지도자가 중요함을 강변하기도 한다.
발언은 수비형이지만 청중과의 소통은 적극적이다. 발언 전 엄지를 올린 채 Y자로 양팔을 들고 무대 앞쪽을 누비며 호응을 즐긴다. 13일 구미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질문을 23번 던지는 등 청중 반응을 끌어냈다. 고양시 유세에서는 자살률 1위 등 우리나라의 부정적인 1위 목록을 나열하는 발언에 한 청중이 "계엄 1위!"를 외치자 "계엄 1위는? 아닙니다"라고 맞받아쳐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 때문에 길게는 한 시간까지도 이어지는 연설에도 집중도가 높은 편이다. 15일 순천 유세에서 연설하는 20여분 내내 비가 내리는데도 떠나지 않는 청중을 향해 감사의 큰절을 하며 교감을 높였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전담 마크 '공격수'다. 지난 20일 서울·경기권 유세에서 김 후보는 "도둑놈", "범죄자", "연탄가스" 등 거친 표현을 쓰며 이재명 후보를 비판했다. 김 후보의 연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청렴'이다. '거짓말 못 한다'는 과거 일화로 진정성을 강조한다.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여러분 사랑한다"고 외치며 머리 위로 크게 그리는 '양팔 하트'다. 큰절도 빼놓을 수 없다. 김 후보가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단상에 올라 무릎을 꿇고 큰절하면 현장 반응도 뜨거워진다. 다만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비교해 말이 느리고 표정 변화가 크지 않아 연설이 장황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참신한 메시지를 더하기보단 '청렴·정직', '일자리·서민·경제 대통령' 등 같은 키워드를 되풀이하는 경향도 있다. 12일 대구 유세 현장에서 한 지지자는 "같은 말만 몇 번째고"라며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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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두 후보를 모두 비판하는 '모두 까기' 스타일의 공격형이다. 지난 17일 성수동 유세에서 이준석 후보는 "윤석열의 잘못된 계엄"을 언급하면서도 "그가 사라진 공간에 지독한 포퓰리스트가 들어와 대한민국을 망가뜨리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대선후보 TV토론 다음날인 19일 광주 유세에서는 윤 전 대통령을 '정치보복만 계속했다', '감옥 갈 운명'이라고 지칭하며 국민의힘을 비판했으며, 이재명 후보에 관해서는 '아무 말 하는 사람', '어떤 주장에 근거를 못 댄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의 차별화 전략은 젊은 정치인을 부각하는 '학식'이다. 이준석 후보는 전국 곳곳 대학을 돌아다니며 청년층과 소통을 늘리고 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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