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분석해 동선 파악
경기 시흥에서 4명의 사상자를 낸 흉기 사건의 피의자 차철남(57)이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차철남이 도주에 사용한 자전거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신고 접수 약 10시간 만에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차철남은 지난 17일 오후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중국 동포인 50대 형제 A씨와 B씨를 각각 자신의 집과 피해자의 거주지에서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2013년부터 A씨 형제에게 3000만원가량을 빌려줬는데 갚지 않아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뒤인 19일 오전 9시 34분쯤 차철남은 자택 인근 편의점에서 60대 여성 점주 C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같은 날 오후 1시 21분쯤에는 편의점에서 약 1.3㎞ 떨어진 체육공원에서 자신이 거주 중인 다세대주택의 소유주 D씨(70대)를 흉기로 공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당시 차철남이 피해자들에게 각각 "모욕했다" "무시했다"는 취지로 말한 뒤 범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범행 후 차철남은 길가에 세워져 있던 바구니 달린 자전거를 훔쳐 타고 도주했다. 경찰은 편의점 CCTV에서 해당 자전거에 주목했고, 시 관제센터의 CCTV 영상을 통해 이동 경로를 역추적했다. 그 과정에서 차철남의 신원을 특정했고, 그의 자택과 인근 주택에서는 50대 남성 2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꾸리고 형사기동대, 기동대 등 총 590명의 인력을 투입해 수색에 나섰다. 오후 2시3분쯤 자전거가 유기된 지점을 확인했으며, 이는 2차 사건 현장과 약 7.5㎞, 자택과는 약 5㎞ 떨어진 다세대주택가였다.
이후 자전거 발견 지점 반경 수백미터 이내에 경찰관 198명을 배치해 검문 검색을 벌였고, 오후 6시28분에는 수배 전단을 배포하며 공개 수사로 전환했다. 같은 날 오후 7시24분 경찰은 자전거 유기 장소로부터 약 300~400m 떨어진 시화호 인근 노상에서 차철남을 긴급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제센터 CCTV 분석을 통해 자전거 동선을 정확히 파악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며 "발견 이후 경찰력을 집중해 빠르게 검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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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은 20일 차철남에 대해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차철남의 범행 동기와 구체적인 경위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구속영장 발부 이후 추가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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