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TV토론 경제활성화 격론…추경·성장·AI·원전 등 쟁점

李, 서민경기·내수경기 살려야
金, 자영업자·소상공인 보호
이, 교육·성장성으로 다시 성장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첫 번째 TV토론에서 후보들은 경제 활성화 해법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단기적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한 국가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자영업자 등의 선별 지원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교육과 성장성에 중점을 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을 주장했다.

대선 후보를 상대로 한 경제 분야 TV토론이라는 점에서 국가 경영의 밑그림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기대도 있었지만, 시간의 제약과 주제의 분산, 네거티브 공세 등으로 밀도 높은 토론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주요 대선 후보들은 유권자들을 상대로 정책 역량을 드러낼 이번 기회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표심 공략에 힘을 쏟았다.

이재명 후보는 18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한 대선후보 경제 분야 TV토론회에서 "추경을 통해 서민경기와 내수경기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조정의 역할을 하고, 장기 대책으로 성장 동력 회복을 위해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산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에서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문수, 민주노동당 권영국, 개혁신당 이준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2025.5.18 국회사진기자단

김 후보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보호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는 "소상공인은 채무를 조정하고 금융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규제를 완전히 판갈이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 특별 혜택을 많이 줄 수 있도록 하고, 각 대학에는 연구개발(R&D) 부분을 확실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저성장은 모두에게 고통이다. 성장의 본질은 생산성 향상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후보는 "저성장은 모두에게 고통이다. 성장의 본질은 생산성 향상에 있다"고 주장했다.

AI 활성화와 이를 뒷받침할 원전 정책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이재명 후보는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등 다른 에너지 정책을 복합적으로 묶는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며 "원전은 기본적으로 위험하고 지속성이 있는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원자력을 과하지 않게 사용하되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잘 관리되는 원전은 위험한 게 아니라 더 안전하고 더 친환경적"이라며 "원전 생산단가는 풍력의 8분의 1, 태양광의 6분의 1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후보는 두 후보의 설전에 "이재명 후보가 환경론자의 말에 휘둘려 국가 대사를 판단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김 후보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첫 TV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수비에 집중한 한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공격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지지율 등에서 크게 앞서는 이재명 후보의 수성 전략 속에,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공세는 판을 뒤집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이재명 후보는 과거 본인 발언이나 외교 정책의 모호성을 파고드는 지적에 대해 "왜곡한다", "너무 극단적이다" 등으로 대응했다. 김문수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지적받기도 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세에 집중하다 본인 관련 의제를 적극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