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한덕수 '백고초려' 해야…전국 돌며 어깨동무 유세하자"

尹 정부 출신 장성민, SNS에서 주장
"분열·대결 아닌 통합·포용 필요해"
"사즉생의 각오로 백고초려 해야"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직을 고사한 가운데, 그를 "백고초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보수 진영에서 나왔다. 윤석열 정부 미래전략기획관 출신인 장성민 전 기획관은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투사 김문수가 아니라 정치인 김문수가 돼야 한다. 분열과 대결의 김문수가 아니라 통합과 포용의 김문수가 돼야 한다"며 "그러려면 기존 경쟁자들의 이탈을 차단하고 이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어깨동무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8일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후보 단일화를 위한 2차 회동을 마친 뒤 이석하고 있다.

장 전 기획관은 "어제오늘 홍준표 캠프가 짐보따리를 싸들고 이재명 캠프로 이탈했다"며 "지금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보수의 본당인 TK(대구경북) 지역에서 아직 과반 득표를 못 달성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 보수 텃밭인 TK의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20여일 남긴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TK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한 것은 충격"이라며 "보수 집토끼들이 전부 토굴에서 안식을 취하며 선거에 무관심하다는 증거다. 김 후보는 일단 집토끼들을 끌어내는 작업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장 전 기획관은 "집토끼들이 선거에 무관심한 이유는 (윤 전 대통령) 탄핵의 영향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한 전 총리와의 후보 단일화에 대한 약속 파기 후폭풍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또다른 조사에서 서울 지역 김문수 후보와 이재명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갈수록 김 후보에게서 수도권 중도 표심의 이탈이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라며 "한 전 총리와의 단일화 실패로 실망한 것이 핵심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도 표심은 경제가 핵심이다. 그리고 망국적인 지역 감정을 타파하고 국민 분열을 막을 수 있는 통합이 중요하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극복에도 관심이 많다. 그래서 '경제맨' 한 전 총리로와의 단일화에 관심이 높았다"며 "한 전 총리에 비해 김 후보는 경제, 통합, 개헌, 중도 가치에서 이슈 장악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어 "토굴 속에 잠들어 있는 투표 무관심층인 보수 집토끼들을 빨리 흔들어 깨우고, 당내 통합을 이룬 후 중도 외연확장에 나서고, 경제난국을 타개할 대책을 제시하는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시대의 역할자는 한덕수 전 총리뿐"이라며 "집토끼와 산토끼를 동시에 끌어들이려면 한 전 총리를 삼고초려를 넘어 '백고초려' 해야 한다. 그래서 전국을 김문수가 아닌 김덕수(김문수+한덕수)로 함께 동행하는 '어깨동무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 전 기획관은 "영남 출신인 김 후보와 호남 출신인 한덕수 전 총리가 영호남의 지역 분열을 극복하고 함께 손잡고 국민 통합과 개헌 그리고 경제 이슈를 쟁점화한다면 20여일 남은 선거판은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김 후보는 사즉생의 각오로 백고초려하라. 지금의 판을 12번도 더 뒤집을 수 있는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전 총리 측은 "(한 전 총리가) 김 후보가 제안한 선대위원장직을 사양했다"며 "당이 선거에서 이기려면 기본적으로 선거를 하는 사람이 선대위원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날 한 전 총리는 후보로 확정된 김 후보와 만난 자리에서 선대위원장직에 대해 "실무적으로 어떤 게 적절한지 조금 논의하는 게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