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주총서 미쉘 부회장 신규 사내이사 선임
농림·수자원·산림 연구한 '환경공학 전문가'
저탄소 제품 개발·계열사 시너지 기대
삼표그룹이 '환경 공학 전문가'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3인 부회장' 경영 체제를 구축한다. 건설 경기 부진으로 주력인 시멘트 사업의 성장 동력이 약화한 가운데 친환경 제품군을 프리미엄 라인으로 내세우며 그룹 차원의 체질 개선을 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삼표시멘트는 프랑스 국적의 푸체코스 미쉘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 등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다음달 24일 소집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푸체코스 미쉘이 삼표그룹 부회장으로 취임하고 지주회사인 삼표산업의 사내이사로도 이름을 올린 만큼 해당 안건은 큰 이견 없이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삼표그룹 부회장은 정대현(전 삼표시멘트 대표)·문종박(전 현대오일뱅크 대표)·푸체코스 미쉘 3인이 함께 맡게 됐다. 삼표그룹이 3인 부회장 체제로 운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쉘 부회장은 프랑스 명문 종합기술학교인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 공학을 전공한 뒤, 국립학교에서 농업·수자원·산림을 연구한 환경공학 전문가다. 1998년부터 글로벌 시멘트 기업인 라파즈 프랑스, 라파즈 아프리카 등에서 대표를 역임했고 2009년 1월부터 2016년 2월까지 7년간 라파즈한라시멘트 대표를 맡아 일했다. 오랜 시간 쌓은 시멘트 분야의 깊은 전문성과 한국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삼표그룹의 친환경 사업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았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인사는 삼표그룹의 신사업 확장과 궤를 같이한다. 최근 시멘트 업계에서 저탄소 친환경 제품군은 고부가 가치를 지닌 새로운 수입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건설사·공공기관 등의 친환경 자재 수요가 높아지면서다. 삼표그룹도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친환경 특수시멘트 브랜드 '블루멘트(Bluement)'를 공식 론칭하고 상표권을 출원하며 글로벌 변화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번 체제 정비로 삼표그룹의 친환경 사업 확장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OPC(1종 포틀랜드 시멘트) 비중을 줄이고 친환경 제품군을 확대하는 것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라며 "미쉘 부회장은 유럽에서 오랜 시간 시멘트 기업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유럽에서 이용되는 친환경 기술을 국내에 접목하는 등 삼표의 기술력과 제품의 질을 한층 제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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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강화도 기대된다. 미쉘 부회장이 처음으로 삼표시멘트와 삼표산업의 사내이사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기 때문이다. 삼표시멘트와 삼표산업은 각각 삼표그룹의 시멘트와 레미콘 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이번 변화로 단가 절감을 위한 두 계열사 간 공급망 통합, 공동 연구개발 등의 협업이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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