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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200m에 거주 공간 만든다"...1800억 투자 약속한 억만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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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해양 엔지니어링 스타트업 '딥'
비밀리에 해저 거주 공간 설계·개발 중
억만장자 한 명이 1800억 투자 약속
"우주만큼 중요"...한국도 해저 기지 개발

"초기에는 수심 80m, 궁극적으로 200m 해저에 거주 가능한 공간을 만든다."


2023년 영국 소도시 브리스틀에서 탄생한 스타트업 딥(DEEP)이 2027년까지 수중 80m 환경에서 가동하는 '수중 주거지' 기술 입증을 시도해 본격적인 수중 도시 개발에 나선다는 목표를 밝혔다. 딥은 해저 거주 공간 설계를 위해 영국, 미국 등 여러 지역에 테스트와 연구개발(R&D)을 실행할 수 있는 센터를 세웠으며, 직원 190명을 채용했다.

목표는 수심 200m 생활 가능 공간
"해저 200m에 거주 공간 만든다"...1800억 투자 약속한 억만장자 딥의 수심 200m 해저 거주 모듈 예상도. 딥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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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은 최근 국제 학술지에 연구 성과를 공유하면서 조금씩 실체가 밝혀지고 있지만 기업 운영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비밀이 많은 기업이다. 딥의 최고운영자(COO)이자 공식 대변인은 마이크 섀클포드라는 공학자다. 그러나 딥이 보유한 전문 인력, 첨단 설비 및 테스트 센터 비용은 전부 익명의 억만장자 투자자 한 명이 지불하고 있다. 해저 탐험 및 개발에 열정이 가득한 억만장자 투자자는 딥에 1억파운드(약 1860억원) 투자를 약속했는데, 아직까지 한 번도 공식석상에서 본인의 존재를 드러낸 적이 없다.

2027년까지 수심 80m 테스트…초대형 로봇 시설도 완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딥은 현재 해저 환경 설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물에 잠긴 한 채석장을 수심 80m 해저 환경 테스트 시설로 개조했으며, 이곳에 2027년까지 인류 역사상 최초의 '해저 주거지'를 설치할 예정이다.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수심 200m 해저 지형에 모듈식 집을 짓는다. 각 모듈은 성인 6명을 수용하고, 파이프로 연결해 거대 생활권으로도 연장할 수 있다.


"해저 200m에 거주 공간 만든다"...1800억 투자 약속한 억만장자 6인 거주 모듈 예상 이미지(위)와 제조 시설. 딥

통상 해저 200m는 군용 잠수함이나 진입 가능한 환경이다. 엄청난 수압과 저온이 구조물 안팎을 위협하는 탓이다. 이 때문에 잠수함은 높은 압력을 견딜 수 있는 두꺼운 특수 합금으로 선체를 만들어 내부를 보호한다. 딥의 모듈식 주거지도 특수 합금 선체로 제조하는데, 이 선체는 3D 프린터로 금속을 짜올린 뒤 뜨거운 가스 토치로 순식간에 용접하는 WAAM(와이어 아크 용접) 공법을 이용한다. 딥 제조 센터는 이 작업을 자동화 할 수 있는 직경 6.1m, 높이 3.2m짜리 로봇 생산라인 20개를 보유 중이다. 딥에 따르면 WAAM 공법 시설 중 세계 최대의 스케일을 자랑한다.


"해저 200m에 거주 공간 만든다"...1800억 투자 약속한 억만장자 딥이 보유한 로봇 생산 라인 모습. 딥 매뉴팩처링 홈페이지

수심 200m의 수압과 저온을 끊임없이 버티면서 인간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려면, 모듈 내 유압·전기 제어·모니터링 장치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설계·제조돼야 한다. 이 때문에 2027년 완공 예정인 테스트 모듈은 28일의 가동 기간 동안 모든 위험성과 변수를 체크할 예정이다. 이후 끊임없는 유지보수를 통해 반영구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거주 기지를 만드는 게 딥의 목표다.

우주만큼이나 어려운 해저 탐험…韓도 도전 중

프랑스의 해저 탐험가 자크 이브 쿠스토가 1960년대 세계 최초로 수심 120m 환경에서 해저 가옥 실험을 한 이후 세계 각국에서 심해 탐사, 해저 거주 공간 개발 등 붐이 일었지만 관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섀클포드 COO는 지난 2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1960년대엔 수중 생활을 현실화하려는 열정이 있었지만, 그 열정은 1980년대 들어 우주 개발 쪽으로 떠나버렸다"고 설명했다.


"해저 200m에 거주 공간 만든다"...1800억 투자 약속한 억만장자 2027년 수심 80m 해저 환경 테스트를 앞둔 딥의 프로토타입 모듈. CNN 유튜브 캡처

섀클포드 COO는 "대기권을 돌파해 우주로 올라가는 건 어렵지만, 일단 올라가고 나면 비교적 온화한 공간이 펼쳐진다"며 "반면 바다는 밑바닥으로 가라앉는 게 쉬워도 해저 환경의 모든 게 육상 생물을 파괴하려 한다"며 해저 탐사의 고충을 전했다.


2023년 미국 민간 해저 탐사 기업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잠수정이 타이타닉호의 잔해를 찾기 위해 해저 탐사에 나섰다가 폭발한 사고가 단적으로 그 위험성을 보여준다. 딥이 모듈 시설, 이동용 잠수정 등을 제조할 때 사용하는 모든 제품 사소한 부품 하나까지 국제 공인 안전 평가를 거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테스트 시설에 들어가 28일 동안 거주할 요원들도 최소 1년에서 최대 18개월의 군사 훈련급 교육을 이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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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200m에 거주 공간 만든다"...1800억 투자 약속한 억만장자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한국형 해저 플랫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편 한국도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주도로 울산 해안에 해저 기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현대건설, 롯데건설, 오션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23개 기관이 참여하는 이 사업은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작업 중이다. 기지는 수심 30m 해저 환경에서 3명의 연구원이 최대 28일간 체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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