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수집 목적" 해명에 "기회 달라"는 요청까지
시민단체 "진정한 책임 없는 사과는 시민 기만"
국민의힘 소속 김행금 충남 천안시의회 의장이 의회 관용차를 사적으로 이용한 데 대해 12일 대시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변명에 가까워 시민들의 비판 여론만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의장은 지난 3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공무직 운전기사를 대동해 천안시의회 관용차를 이용한 데 대해 "초대장을 받았다. (전당대회 참석이) 정보수집 목적 차원에서 공무 수행이라고 가치 판단했다"라고 해명했다.
경비와 관련해서는 "운전원은 공식 출장 처리했고, 식사비와 유류비, 도로비 등은 사비로 지출했으며 법인카드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용차의 정치 행사 참석 자체가 공무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상황에서 사비 부담 여부를 강조한 해명은 본질을 회피하는 변명이라는 지적이다.
이어 "잘못된 가치 판단에 대한 부분은 시정할 것"이라며 "관련 법과 규정을 엄격히 따르고, 관용차 이용에 있어 철저히 점검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사과문 말미엔 "저의 잘못된 점을 질타하기 전에 더 잘할 기회를 주시면 고맙겠다"라며 관용을 요청했다.
재발 방지와 제도 개선에 대한 약속뿐, 정작 자신의 행위에 대해 어떤 책임을 지겠다는 말은 빠진 것이다.
김 의장의 무책임한 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김 의장은 의회사무국이 인사 비위를 저질렀단 의혹을 감사원에 제보하며 "감사 결과에 따라 책임지겠다"고 공언했지만, 감사원이 사무국장이 지방공무원 임용령을 위반한 사실은 없다고 판단해 사건을 종결한 이후 한 달 넘게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용차를 정치 행사에 사용한 공직자가 사과문에서 시민에게 '기회를 달라'고 하는 건 적반하장"이라며 "행위에 대한 진정한 책임 없는 사과는 시민 기만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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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김 의장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밝혀, 사안은 정치적 책임 공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충청취재본부 박종혁 기자 whdgur35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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